'광주 여고생 살인' 피의자 장윤기의 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됐다. 사진은 어린이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해 살인·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장윤기(23)가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스1
경찰이 장윤기의 여고생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성범죄 목적의 범행을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히는 케이블타이를 압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6일 뉴스1에 따르면 광주경찰청은 장윤기 살인 사건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부실 수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광주경찰청 수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22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

전담팀은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던 중 일부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해 이날 오전 7시11분 초기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경감을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경감은 장윤기의 SUV 차량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발견했지만 증거물로 압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경감이 케이블타이를 압수하지 않은 경위와 목적, 동기 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또 A경감이 차량 현장 검증 당시 촬영한 동영상을 중요 증거물 목록에 기재하지 않은 정황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케이블타이는 차량 내부에 투명한 비닐봉지 속에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경찰은 장윤기에게 살인 등 혐의를 적용했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 끝에 장윤기가 피해자를 납치, 성폭행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 이에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성폭력법상 강간 등 살인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다. 반면 살인죄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이다.

검찰은 장윤기가 과거부터 성범죄를 연상시키는 발언을 해왔다는 주변인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를 입증할 핵심 정황 증거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장윤기가 미리 케이블 타이를 준비한 게 맞다면 성폭력법상 강간 등 살인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앞서 지난 5월5일 장윤기는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이채원양(17)을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 가려다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을 말리던 남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도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장윤기 주거지에서 발견된 훼손된 리얼돌을 압수하지 않았고 경찰인 장윤기 부친이 이를 폐기한 사실이 알려져 증거인멸 논란이 불거졌다. 또 범행에 사용된 SUV 차량에서 혈흔과 지문을 채취하고도 차량을 압수하지 않고 현장에 남겨둔 사실이 드러났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차량을 확보, 추가 혈흔과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차량은 사건 이후로도 약 보름 동안 장윤기 부친이 계속 운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초동 수사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