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과는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수주다. 이 선박은 미사일 비행시험 과정에서 궤적을 추적하고 원격측정자료를 수집·분석하는 역할을 하며,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체계 '골든돔' 구축의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발주 계획은 지난 17일 한화필리조선소에서 열린 국가안보 다목적 선박(NSMV) 4호선 '론스타 스테이트' 명명식에서 공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러셀 보우트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국장은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가 미국 조선업 재건의 신호탄이 됐다고 평가했다.
보우트 국장은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수요 신호가 한화의 필리조선소 투자를 이끌어냈고 이는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해양산업의 새로운 국면과 미국 조선업 재건의 시작을 알렸다"고 밝혔다.
함정 사업 협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전쟁부(국방부)와 해군이 보낸 전투함·급유함 정보요청(RFI)에 최근 회신하며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제시했다. 특히 미 국방부가 눈여겨보는 함정은 한화오션이 2023년 5·6번함을 수주해 현재 건조 중인 최신예 호위함 '울산급 배치-Ⅲ'(충남급)로 전해졌다.
지난 3월에는 한화필리조선소와 한화디펜스USA가 주계약자 VARD와 손잡고 미국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출범 후 한국 기업이 미 현지 조선소를 발판으로 미 해군 함정 사업에 참여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한화필리조선소가 그간 쌓아온 실적도 이 같은 신뢰 확보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NSMV는 지금까지 5척 수주에 3척 인도, 2척 건조가 진행 중이다. 명명식에 함께한 션 더피 교통부 장관은 일정과 예산을 지키며 선박을 인도해온 한화와 TOTE의 성과를 이례적으로 콕 집어 언급했다. 지난해 열린 NSMV 3호선 명명식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해 마스가 사업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미국 정부의 신호는 정상급에서도 확인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 해군 '골든플릿' 구축 구상을 발표하면서 협력 파트너로 한화를 지목했고 앞서 10월에는 핵추진 잠수함 건조지로 한화필리조선소를 낙점했다. 미국의 조선업 재건 구상에서 한화가 사실상 핵심 실행 축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투자 확대 계획도 구체적이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연 1~1.5척에 머물러 있는 건조능력을 2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도크 2개·안벽 3개를 추가 확보하고 약 12만평 규모 블록 생산기지를 새로 짓는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스마트 야드와 안전 시스템도 이식할 예정이며 총 소요 예산은 5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재원은 1500억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에서 조달한다. 미 해군과의 신뢰 관계를 뒷받침하는 또 다른 축은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실적이다.
한화오션은 국내 조선사 중 최초로 미 함정 MRO 사업에 진출해 지금까지 6건을 수행, 최다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함이 지난해 3월 창정비를 마친 뒤 같은 해 11월 재차 한화오션에 정비를 맡긴 사례는 이 같은 신뢰가 반복 수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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