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3지구 항공사진./사진=삼성물산
서울의 주요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대형사 한 곳이 단독 응찰하는 수의계약이 늘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가 참여한 서울 정비사업 입찰 25건 가운데 22건(88%)은 수의계약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 전후 공사비가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무리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은 선별 수주에 나서는 모습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성수3지구 조합은 전날 재개발 시공사 2차 입찰에 나선 결과 삼성물산이 단독 참여했다. 성수3지구 재개발은 성동구 성수2가1동 572-7번지 일대 11만4198㎡ 부지에 공동주택 2213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복합상업시설, 공공청사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약 1조8275억원이다. 이르면 내달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성수3지구를 한강변 하이엔드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압구정4구역 재건축에서 협업한 영국 건축설계사 포스터 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강 조망과 구조 안전성, 채광 등을 고려한 설계를 제안했다.


같은 날 1차 입찰을 마감한 목동10단지 재건축은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하며 유찰됐다. 목동10단지 재건축은 현재 14개 단지 2만6629가구를 4만7438가구 규모로 확대하는 서울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 가운데 하나다. 10단지는 기존 2160가구를 최고 40층 4248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것으로 예정 공사비는 2조6135억원 수준이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두 차례 이상 경쟁입찰이 유찰되면 단독응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조합은 향후 2차 입찰 일정을 공고할 예정이다.
선별 수주 움직임 뚜렷…경쟁입찰 3곳뿐
올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의 대어로 꼽히는 성수와 목동에서 단독 응찰 사례가 나오면서 경쟁 입찰 열기는 꺾인 모습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21일까지 총 입찰 25건 중 복수의 건설사가 경쟁 입찰한 정비사업은 3곳에 그쳤다.

재건축 최대어인 압구정 2구역과 3구역은 현대건설이, 4구역은 삼성물산이 각각 단독 입찰했다. 성수1지구는 GS건설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여의도의 목화아파트도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 삼성물산이 단독 응찰했다.


건설사들이 경쟁 입찰에 나서지 않은 이유는 공사비 원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주거 건물 건설공사비지수는 2025년 12월 130.76으로 2020년보다 30% 이상 상승했다. 지속되는 실적 악화와 대안(고가)설계, 홍보관 운영 등에 필요한 수십억원의 출혈 비용으로 경쟁입찰의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시행으로 안전관리 비용 증가와 공기 연장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쟁입찰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사업주인 조합 입장에선 시공계약의 세부 조건과 특화설계 등 협상에서 협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상승으로 수익성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 높은 조합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보인다"며 "리스크 관리 기조가 지속되어 보수적인 입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