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창 현대차·기아 AX PMO 팀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열린 'AX 성과 발표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AI 전환(AX)을 통해 연구개발부터 제조, 서비스, 고객 온라인 채널까지 전 영역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AI를 실제 현업에 접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양재 본사에서 미디어 대상 'AX 성과 발표회'를 열고 AI를 활용한 주요 업무 혁신 사례를 공개했다.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연구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빠르게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현대차그룹은 AI를 활용해 연구 정보를 연결하고 엔지니어가 유사 충돌 사례의 시험 조건과 차량 구조, 상해 발생 원인, 개선 대책까지 함께 분석 및 참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들은 관련 사례 탐색과 분석 자료 검토에 드는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활용해 생산 공정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차량과 시스템상에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검증하는 비전 AI 기반 솔루션이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차량 정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거나 시스템 정보를 기반으로 검증했지만, 생산 라인에 설치된 카메라와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차량 식별번호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실제 차량 정보와 시스템 정보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 국내 및 전 세계 현대차·기아 공장 기준 연간 약 52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해당 서비스는 국내 현대차·기아 전 공장을 비롯해 미국, 유럽, 인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글로벌 생산 거점 약 70개소에 적용돼 운영되고 있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의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로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탐색 알고리즘에 강화학습 기반 AI 기술을 접목해 수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최적의 이동 경로를 자동으로 도출한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이는 등 생산 운영 효율을 높였다.

이 밖에도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생태계인 'E-FOREST: POLARIS(이포레스트: 폴라리스)'를 구축해 현업 엔지니어들이 직접 AI 에이전트를 생성하고 검증,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에서 열린 'AX 성과 발표회'에 참석한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왼쪽 두번째)과 임직원들의 모습. /사진=김이재 기자
서비스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해외 정비 현장에서는 LLM 기반 '정비 지원 AI 서비스'를 통해 정비사들이 복잡한 정비 매뉴얼과 기술 자료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고도 문제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차량 오류 코드나 증상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AI가 관련 매뉴얼과 과거 정비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최적의 진단 결과를 제시한다. 이 덕분에 정비 대응 시간은 약 42% 단축됐다.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고객 리뷰 대응 업무의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 자산과 운영 경험, AI 활용 역량을 기반으로 혁신 범위를 피지컬 AI 영역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세계와 AI를 결합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오늘의 AX 성과는 AI라는 기술만으로 이뤄낸 것이 아니라 현대차그룹의 도전정신과 실행 문화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며 "이러한 성과를 그룹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AX는 특정 기업만의 경쟁력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돼야 한다"며 "제조 분야 중소기업의 AX 전환을 적극 지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