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달라졌다. 카드사들이 그동안 대형가맹점 위주로 영업하며 중소형가맹점을 찬밥 취급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그 단적인 예가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오는 8월 골목상권을 위한 우대카드를 만들기로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이 카드의 발급이 금융당국의 방침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사용을 줄이고 직불카드나 현금으로 결제를 유도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우대카드가 나오게 된 것은 지난 3월 삼성카드 거부운동에서 비롯됐다. 삼성카드가 대형할인점 코스트코에 파격적으로 낮은 0.7%의 수수료율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지자 그동안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 받던 중소형가맹점들이 반기를 든 것이다. 당시 중소형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5%에서 높게는 4.5%대도 있었다.
당시 삼성카드는 골목상권연맹 대표와 만나 코스트코에만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약속한 것이 골목상권 전용카드를 만든다는 것이다. 오호석 골목상권연맹 대표는 "이번 카드 발급을 통해 침체된 골목상권이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골목상권에서 우대카드를 사용할 경우 이용금액의 0.3~0.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적립된 포인트는 다른 상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드 발급이 골목상권을 살리는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특히 금융당국의 신용카드 억제 정책과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맹점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포인트 역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신용카드가 아닌 수수료율이 낮은 직불카드를 발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역시 "단체(골목상권연맹)가 금융당국의 방침과 카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서 생긴 것"이라며 "수수료가 낮은 직불카드로 결제를 유도한다면 모를까 대형마트와 제휴된 카드를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카드사와 단체가 립서비스만 하고 실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상품이 8월 안에 출시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카드 신상품이 개발되려면 상품의 손익과 상품 전략, 전산 개발, 감독기관의 허가 등을 거쳐 최소 2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도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자영업자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최대한 서두르려고 한다"며 "사회적인 분위기나 카드사의 생리를 봤을 때 상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