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수익 다변화를 위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정부의 규제로 신용카드 판매액이 급격히 줄어든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가 바뀌어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이 악화된 탓이다.
카드사는 최근 떨어지고 있는 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으로 수익구조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족한 수입을 벌충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카드사의 부수업무를 늘리는 것이다. 카드사는 그동안 금융당국의 지도 아래 여행알선, 보험 대리판매, 통신판매 등의 부대업무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카드사의 홈페이지나 개별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해 이 같은 상품을 판매하고, 제휴사로부터 수수료 수입을 얻는 것이다.
카드사의 이러한 부대업무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취급액이 2조4553억원에 달해 2010년 1조8480억원보다 6073억원 늘어났다. 금융권은 여기서 카드사가 얻는 수입은 약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1분기에만 6699억원의 취급액을 달성해 지난해 취급액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눈치다. 급감한 카드사의 수입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란 얘기다. 물론 어떤 부대사업을 펼치더라도 신용판매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과 견줄만한 수준은 아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규모의 부대업무로는 급감하는 수익을 채울 수 없다"며 "보다 적극적인 신사업 진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수익 떨어진 카드사, 부가업무로 벌충
카드업계는 수익을 대폭 늘리기 위해 신사업 확대를 고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부대업무 규정이 금융위가 지정한 사업만을 하도록 하는 것에서 몇몇 사업만 할 수 없게 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가 영업을 허가한 영역은 보험판매, 여행알선, 통신판매 등이다.
전업계카드사는 최근 부대업무를 확대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들이 추가로 영업하기 원하는 영역에 대해 취합해 금융위에 부대업무 확대를 요청할 계획이다.
여신협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은행이나 보험, 증권회사는 모두 포괄적(네거티브) 정책으로 부대업무의 폭이 넓은데 반해 카드사는 그렇지 않다"며 "카드사에만 엄격한 규제(포지티브)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카드업계에서 터져 나오는 여러 요청에 대해 의견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는 업권의 특성에 따라 부대업무를 규제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이를 확대하더라도 소비자 보호 여부를 따져서 규정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대업무를 더욱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지나친 문어발 확장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전업계카드사는 개별 쇼핑몰을 운영하며 쇼핑, 여행, 골프 등을 중개 판매하고 있다. 또 결혼 정보업체나 웨딩업체와 제휴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항공권이나 여행 상품권, 학원비까지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부대업무를 확대한다면 어디까지나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보험업무도 일정한 규정에 따라 영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대업무 확대 앞서 소비자 이익 우선돼야
하지만 부대업무를 더 늘리는 것이 소비자의 실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감독규정을 강화하지 않으면 오히려 소비자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개인정보의 과잉 노출이 우려된다. 현재 카드를 발급할 때는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고객이 동의하도록 하고, 이를 제휴사와 공유하고 있다. 제휴사가 확대되면 그만큼 많은 제휴사에 개인정보가 공개된다.
무엇보다 카드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카드슈랑스'의 문제가 크다. 카드사가 판매하는 보험상품은 불완전판매의 여지가 있음에도 이에 대한 감독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실정이다. 잦은 텔레마케팅으로 소비자의 피로도도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보험 대리판매로 취급한 금액은 1조3767억원으로 여행 알선(4705억원)이나 통신판매(6081억원)보다 수익이 훨씬 많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카드슈랑스가 방카슈랑스처럼 급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감독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저축성보험의 가입을 권유하면서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아직은 방카슈랑스만큼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은 아니지만 카드사의 보험판매도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사가 본래 업무 외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보험 불완전판매가 일어나거나 여행업의 소비자 민원이 발생해도 특별한 감독이 없어 수수방관돼 왔다"며 "앞으로 부대업무 영역을 늘릴 경우 더욱 철저한 감시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또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요구하는 대로 규제를 풀어주기에 앞서 선행적인 감독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