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펀드판매 허용 여부를 두고 업계가 출렁이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업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자격을 갖춘 저축은행의 펀드판매를 연내에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펀드판매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던 저축은행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그동안 법적으로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펀드 판매가 가능했지만 불완전판매 등의 이유로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못해 펀드판매가 좌절됐었다.

이번에 금융위원회가 저축은행에 펀드판매를 추진하는 것은 일종의 당근책이다. 부동산PF대출등을 못하게 돼 영업기반이 사라지자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펀드판매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드 판매를 위해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할 직원을 새로 충원해야 하는 등 준비가 필요하다"면서도 "저축은행업계에 앞으로 새로운 먹거리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
사진_뉴스1 김형진 기자

하지만 일단 펀드판매가 허용되면 그동안 지적돼 온 불완전판매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된다. 특히 이미 후순위채의 피해자가 많은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상품을 판매하도록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저축은행 거래 고객들은 전문투자자가 아닌 일반투자자가 대부분"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저 수익률 높은 예금인줄로만 알고 덜컥 후순위채에 가입한 피해자들이 그 예"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현재 저축은행 장부도 엉망인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재무적 건전성을 가진 저축은행을 거르는 것도 쉽지 않다. 금융위 측은 현재 세부적인 선정 기준도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펀드판매를 허용하는 것은 저축은행의 본래기능인 서민금융으로 돌아가는 것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전문가는 "저축은행업계가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어서 먹거리를 찾아주긴 해야겠지만 펀드판매는 부정적이다"며 "이미 펀드시장 자체가 많이 무너졌기 때문에 저축은행 수익 증대에 큰 효과를 가져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현재 저축은행들은 위험관리 능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불완전판매 요소가 높다"며 "펀드판매가 저축은행 본연의 업무를 살리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