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CI. 사진제공=호반건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간 대결구도로 압축됐던 금호산업 인수전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단독 응찰한 김 회장이 애초 예상보다 적은 6007억원 제시해 금호산업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지분 매각을 연기한 탓이다.

호반건설은 29일 금호산업 매각 유찰에 대해 이날 오전 중으로 경영진에 보고하고 이사회 회의 등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호반건설은 "급할 것이 없다"는 견해다. 금호산업에 대해 충분한 기업실사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채권단에 제시했다는 판단이다.


앞서 업계에선 김 회장이 6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까지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8일 현재 종가 기준 금호산업 지분(57.48%) 가치 4540억원에 금호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프리미엄'에도 김 회장은 채권단의 금호산업 평가액 최저치에서 겨우 7억원만 더 써냈다.

이는 다른 경쟁 입찰자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김 회장의 의중이 담긴 선택이다. 평소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등 김 회장의 경영원칙이 그대로 적용된 셈이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정한 매각가격에 못 미친다고 보고 유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채권단은 내달 5일 이후 채권단 전체 회의를 열고 재매각 절차를 진행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채권단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 회장과 직접 거래에 나설 가능성은 더 커졌다. 다만 박 회장이 무리하게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