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과학과 비 과학의 힘겨루기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과학 쪽으로 계속 이행해 간다. 그러나 70억 인구가 사는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답에 이르는 방법은 단 한 가지일수도 있지만 극단적으로 70억 개 일수도 있다. 탈모 치료도 마찬가지다. 병원의 진료, 개인적인 비법 등 다양한 방법이 넘쳐난다.


한국인 탈모는 1천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탈모 시장은 연 4조원 안팎이다. 탈모치료제나 탈모억제제 등 제품도 다양하다. 의약품, 의약외품, 화장품 등 허가된 내역도 다르다. 탈모 관련제품은 대형마트 한 벽면을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탈모 치료의 정석은 의외로 단순하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약으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다. 탈모 치료제는 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 효모, 구리복합체, 성장인자, 항산화제를 들 수 있다.  
▲탈모치료에 항산화제 요법을 도입한 홍성재 박사는 의학적으로 검증된약물로 치료하는 게 탈모 치료의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탈모 치료제의 대표 프로페시아

남성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는 상품명이고, 성분명은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다. 이 성분은 국내의 30개 이상 제약회사에서 각기 다른 이름으로 출시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경구용 탈모 치료제인 피나스테라이드는 미국 FDA와 유럽식품안전청, 한국 식약청에서 승인 받은 제품이다.

피나스테라이드는 5알파 환원효소 제2형의 작용을 막아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화되는 것을 억제한다. 탈모 주요 원인인 DHT를 떨어뜨려 모발탈락을 막는다. 그러나 일부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피나스테라이드 약효는 개인에 따라 다른데 약 70% 복용자에게서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따라서 20~30% 정도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2% 미만에서 성기능장애와 유방의 압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소실된다. 피나스테라이드는 성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남성 기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매우 적다.
<탈모 치료제 신흥강자 아보다트>


한국인을 대상으로 발모효과를 입증한 아보다트는 상품명이고, 성분은 두타스테라이드(Dutasteride)다. 2009년 시판되면서 탈모인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다. 정수리 탈모와 앞머리 탈모 억제에 모두 효과적이다. 모발이식수술을 한 경우에도 사용된다. 

모발이식을 하지 않은 부분의 탈모진행을 억제에 도움이 된다. 2015년 발간된 한국임상약학회지 제25권에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5 alpha-reductase inhibitor, 5-ARI)인 아보다트의 처방 효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아보다트는 5알파 환원효소 1형과 2형을 모두 억제시켜 탈모를 방지한다. 제조사측은 혈중 DHT 억제율을 복용 6개월 동안 92%로 이야기한다. 당초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모발재생력이 확인돼 한국식약청이 성인 남성 탈모치료제로 시판 승인했다. 아보다트는 복용시 앞머리와 정수리의 모발이 유의미하게 늘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극히 일부에서 두피가려움, 비듬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 어느 게 더 강한가

아보다트와 프로페시아는 라이벌 제품이다. 두 약을 만드는 제약사는 자사 제품의 효능이 더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탈모인들은 어떤 약을 구입해야 할지 고민이다. 

탈모는 테스토스테론이 두피의 모낭에 도달하여 5-알파-환원효소에 의해 DHT로 전환되는 데 있다. 5-알파-환원효소는 제1형과 제2형의 두 가지 형태가 있다. 1형은 피부 전반, 그 중 주로 피지선에 분포한다. 제2형은 모낭의 모유두와 외측모근초에 주로 분포한다.


프로페시아는 2형 효소만 차단하고 아보다트는 1, 2형 효소를 차단한다. 이 때문에 아보다트가 프로페시아 보다 탈모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하나 보다 두 개의 효소를 차단하는 것이 더 강한 약물 효과를 예상하기 때문이다.

모낭에서 1형과 2형이 발현되는 위치는 차이가 있다. 1형의 경우 모낭의 상피세포에서 발현된다. 반면 2형의 경우 모낭의 진피유두에서만 발현된다. 탈모의 기전에 2형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초이스 드러그는 프로페시아가 맞다. 하지만 아보다트를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첫째, 두피에 피지가 많은 경우다. 아보다트는 피지선에서 효소 1형이 발현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피지 생산을 억제한다. 두피의 피지 과다 분비는 탈모를 가속화 시킨다.

둘째, 폐경기 여성의 탈모치료다. 아보다트는 반감기가 피나스테라이드 보다 길다. 때문에 매일 먹어야하는 피나스테라이드와는 달리 2~3일에 한 번씩 복용하는 간편함이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여성에서 피나스테라이드 1mg 경구제제는 효과가 없기에 2.5~5mg 고용량을 써야한다.

◆정수리 탈모에 효과적인 미녹시딜

프로페시아와 아보다트가 먹는 약인데 비해 미녹시딜은 바르는 제품이다. FDA에서 1988년 탈모방지제로 승인한 의약품이다. 주로 2%, 3%, 5%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원래는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다. 요즘엔 머리가 난다는 효과가 밝혀져 탈모 치료제로 더 각광받고 있다. 미녹시딜은 두피 말초혈관을 확장, 피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모낭세포를 활성화시킨다. 결과적으로 모발의 생장주기를 연장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미녹시딜이 두피혈관생성과 모근세포분열촉진, DHT를 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 효과에 대해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미녹시딜의 효과는 개인차가 크다.

그 이유는 두피의 황산전달효소(sulfotransferase) 수치 때문이다. 모낭세포로 들어온 미녹시딜은 황산전달효소에 의해 황산미녹시딜로 바뀌어야 작용을 하는데, 사람에 따라 두피의 효소 수치에 편차가 크다. 황산전달효소 수치가 낮은 사람은 미녹시딜을 발라야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로 머리 윗부분 정수리 탈모에 긍정적이고, 전두부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효과가 더 좋다. 다만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사용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미녹시딜은 사용 2~3개월 후 효과가 나타난다. 4개월쯤에는 가늘고 엷지만 모발 성장의 확인 사례가 많다. 자라난 모발은 치료를 계속하면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쉐딩현상으로 머리가 더 빠질 수 있다. 이 시기에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남성 탈모는 5%, 여성은 2% 미녹시딜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녹시딜을 트레토인(tretoin)과 병행할 경우 2~3배 탈모치료 효과가 좋다. 미녹시딜의 부작용은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거나, 두피가 아닌 다른 부위에 털이 나는 다모증이다. 미녹시딜은 심혈관계 질환 환자, 임산부나 수유부에는 사용할 수 없다.

◆확산성 탈모 치료제 판시딜

2012년 동국제약은 맥주의 효모 스토리로 TV광고를 했다. 탈모치료약인 판시딜 홍보차원이다. 이 광고는 독일의 맥주공장 근로자들의 모발이 유난히 많고 윤기가 넘친다는 일화를 흑백무성영화처럼 재현했다.

근로자들은 맥주 효모를 수시로 섭취했던 것이다. 동국제약에서는 판시딜의 주성분인 약용효모를 맥주효모에서 얻는 데서 광고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광고는 성공했다. 맥주효모를 정제한 천연 약용효모가 구성성분인 판시딜이 확산성 탈모치료에 효과적임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됐다. 또 손상된 모발, 피부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그런데 제약사에서는 확산성 탈모를 강조했다. 확산성 탈모 증상은 머리카락이 서서히 가늘어지다가 빠지는 데 정수리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된다. 이마부터 모발탈락이 진행되는 유전형 탈모와는 구분이 된다. 효모는 모근에 영양분을 공급하여 모발을 성장시킨다.

◆여성 탈모 치료제 엘크라렐

가임기 여성의 탈모 치료 때 프로페시아를 처방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임신 중인 여성과 가임기 여성은 복용은 물론이고 분말을 만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여성이 피부에 피나스테라이드를 흡수하면 임신 첫 3개월 동안 남성 태아에 잠재적 위험 요소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 만지기만 해도 성 호르몬 분비 이상이나 기형아 출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임 여성이 아니라면 프로페시아 사용도 가능하다. 또 여성에게 비교적 안전한 미녹시딜이나 알파트라디올 같은 약물을 도포하는 게 좋다. 미녹시딜이나 알파트라디올 모두 진행된 탈모 보다는 초기 탈모 치료에 효과적이다.

가임기 여성을 위한 약 중의 하나가 엘크라넬이다. 일명 바르는 프로페시아다. 엘크라넬의 주성분은 알파트라디올(Alfatradiol)이다. 이 성분은 기본 구조가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17베타-에스트라디올(17β-estradiol)과 같다. 그러나 작용이 달라 상대적으로 안전한 탈모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하루에 한 번 바르는 간편성과 끈적거리지 않는 편의성으로 여성들에게 큰 부담이 없는 편이다. 여성에게도 남성 호르몬이 분비된다. 탈모 여성의 일부는 남성호르몬인 DHT의 영향을 받는다. 모근에 DHT가 축적되면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결국엔 빠지게 된다. 엘크라넬은 DHT 생성 효소를 차단하고, 모낭세포 증식을 돕는 효소인 아로마타제 생성을 촉진시킨다.

◆탈모치료의 숨은 강자 항산화제

항산화 물질은 피부조직에서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피부조직을 건강하게 하는 대표 항산화물질이 비타민C다. 비타민중의 팔방미인, 마스터 비타민(master vitamin)인 비타민C는 탈모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탈모의 원인인 지나치게 많아진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시킨다. 활성산소는 병원체나 이물질 등을 공격하는 소독약 역할을 수행하여 세포를 보호한다.

그러나 과다하게 발생되면 탈모를 유발한다. 탈모 억제 유전자를 공격하고, 두피 혈관을 좁아지게 해고 모공을 막을 수 있다. 또 모근세포도 공격한다. 비타민C는 남성탈모와 연관된  DKK-1 단백질을 억제한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의 국립보건원 산하 연구진은 비타민C가 인슐인성장인자(IGF-1) 분비를 유도, 모발을 빨리 두껍게 자라게 하는 것을 밝힌 바 있다.

항산화제 아스타잔틴은 염증과 모공을 막히는 현상을 해소하고, 모세혈관의 확장에 도움이 돼 모발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두피의 면역력 강화로 두피노화에 따른 유전탈모와 환경적 탈모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자가 면역질환인 원형탈모와 두피 염증에 의한 지루성 탈모에 효과적이다.

◆모발을 성장시키는 성장인자

인체는 약 60조 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루고, 조직이 모여 기관을 형성한다. 세포가 수명이 다하거나 세균 등에 의해 손상 되면 이웃 세포에서 세포분열을 통해 그만큼 보강한다. 세포분열은 염색체 복제한 후에 세포가 둘로 나누어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인체 조직이 생장하고, 손상부위가 보강된다. 세포의 증식과 성장에는 성장인자가 필요하다.

유전공학적 재조합으로 생산되는 성장인자는 상처치료, 탈모와 노화방지 등 다양한 데 활용된다. 성장인자는 모낭 세포의 증식 및 분화를 촉진시키고, 성장기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성장인자를 두피에 첩포하면 모발을 증식시키고 노화된 모근을 젊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움말: 의학박사 홍성재(웅선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