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새누리당 공천 '살생부 명단' 논란의 중심에 섰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 인사가 현역 40여명의 물갈이 명단을 자신에게 전달했다는 이른바 살생부 파문에 대해 비박계 일각에서 그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청와대는 공식입장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격앙된 분위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공식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대한 언급이 공천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 청와대가 왜 나오냐"고 말했고, 다른 참모도 "청와대를 왜 (공천갈등에) 끌고 들어가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공천 살생부 논란은 비박계인 새누리당 정두원 의원(서울 서대문을)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정 의원은 지난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대표의 측근에게 물갈이 명단에 (나도) 포함돼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같은 이야기를 4~5군데에서 똑같이 들었다"고 밝혔다.


40여명의 명단에는 이재오·유승민·정두언·김용태 등 비박계 의원들의 이름이 상당수 올라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부 비박계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주도로 작성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친박·비박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29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논란의 출처인 정 의원을 불러 조사하기로 하는 등 긴급진화에 나섰지만, '살생부'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야권의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로 테러방지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격앙된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필리버스터를 선거운동으로 규정하며 "선거 운동을 하며 국정운영의 전 시스템을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와 원유철 원내대표(맨 왼쪽), 서청원 최고위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