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해운사의 구조조정이 최대 화두다. 주요 쟁점은 선주들과의 용선료 인하협상, 수조원대에 달하는 선박금융, 구조조정에 따른 투자자 손실 등이다. 또 국제적,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봤을 땐 해운동맹 가입여부가 핵심 과제다.

해운사들의 우선과제는 배를 빌리는 비용인 용선료 재협상이다. 대부분 호황을 이루던 2008년 이전에 장기계약을 마쳤고, 현재는 시세보다 5배가량 더 내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운임을 다시 책정해 용선료를 낮춰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가장 큰 요구사항이다.


현대상선은 계약을 맺은 22개 회사 중 절반이상과 협의 중이다. 총 116척 중 83척을 빌려쓰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5조7000억원 중 용선료로 2조원을 썼다. 지난해 매출 7조7000억원의 한진해운도 용선료로 약 1조원을 냈다. 올해도 약 9288억원을 용선료로 내야하며, 2017년부터 3년간 지불할 용선료는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는 회생이 어려운 만큼 채권단에게 경영 주도권을 넘겨 최악의 사태를 막겠다는 뜻이다.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등 먼저 해결해야 할 ‘조건’을 내걸고 이에 동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 유예했다. 하지만 용선료 협상이 쉽지만은 않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선박을 담보로 돈을 빌린 선박금융도 골칫거리다. 선박금융은 해운사가 배를 사려고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을 받은 돈이다. 통상 대출금은 배 값의 70%쯤이다. 두 회사가 갚아야 할 빚은 5조원에 달한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돈을 빌려준 회사가 배를 압류해 처분하게 된다.

채권단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64척, 현대상선은 33척을 선박금융으로 샀다. 한진해운의 선박금융은 총 부채의 60%에 달하는 3조2000억원이다. 현대상선은 총 부채의 37.5%인 1조8000억원이며 업계에선 지난해 용선료와 비슷한 탓에 용선료 협상결과에 따라 선박금융 만기 연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판매한 채권은 3조원을 넘어섰다. 두 회사가 발행한 공모채와 회사채 신속인수제 차환 발행액은 각각 1조5040억 원과 1조2500억 원 규모다. 또 사모채를 통해서도 큰 자금을 유치했다.

문제는 연체로 인해 채무자 대신 정부가 빚을 갚아주는 비율이 0%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들 채권은 대부분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시중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개인투자자 등이 샀으며, 이들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해운동맹 가입 여부도 이번 구조조정의 주안점이다. 세계 유력 선사들은 동맹(일종의 카르텔)을 재편하고 있다. 해운업은 대표적 ‘과점(寡占)’ 산업이다. 노선이 겹치며 과잉경쟁으로 서로 피해를 볼 경우를 대비, 운임과 운송조건 등을 협의해 운영 중이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동맹은 1강3중 구도였지만 재편이 진행되면 2강2약 구도가 될 전망이다. 이에 정부도 바빠졌다. 새로 재편되는 동맹체제에 대응하지 못하면 아예 업계에서 낙오될 위기라는 것. 최근 중국의 최대 해운사 코스코 그룹과 프랑스 CMA-CGM 등 4개 선사가 ‘오션’이란 새로운 동맹을 결성했다. 이들은 내년 4월 출범 예정이다.

때문에 해운업계에선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덩치를 키워 동맹 재편 흐름에 반드시 합류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해운사의 위기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로 바라봐야 하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맞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