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체 국내증시에는 69개의 기업이 새로 상장했다. /자료사진=뉴시스
올해도 기업공개(IPO)가 연말에 몰렸다. 이에 중소형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도 IPO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몇몇 기업에게 상장일정을 늦출 것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IPO 쏠림 여전… 일정 바꾸는 기업들

올해 전체 국내증시에는 69개의 기업이 새로 상장했다. 코스피시장에 14개사, 코스닥시장에 55개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의 신규 상장기업 수는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두자리수를 기록했다.


올해 총 공모금액은 6조4213억원으로 지난해 4조380억원 대비 약 59%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2496억원을 공모하며 올해 IPO시장을 견인했다. 전체 상장 건수는 감소했지만 공모규모는 2010년 이후 처음 5조원을 돌파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침체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IPO 건수는 줄었지만 국내시장 자체가 위축되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IPO 건수는 전년대비 16%, 공모규모는 33% 감소했다.


다만 문제는 올해도 연말에 신규 상장이 몰렸다는 점이다. 지난 10월부터 약 3개월간 국내증시에 상장한 기업은 33개로 전체 상장건수의 47.8%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4분기에 몰려서 상장한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매년 반복되는 문제 중 하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46건)과 2015년(73건)에도 IPO 물량 중 각각 43.5%(20건)와 27.4%(20건)가 12월에 몰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로 인해 청약경쟁 과열과 공모 철회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시장에서 한국거래소가 실적을 늘리기 위해 연말에 무리한 상장을 추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의식한 듯 한국거래소는 연말 상장이 예정된 기업들에게 속도조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도 좋지 않고 연말에 IPO가 쏠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거래소에서 상장시기를 늦출 것을 주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도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내년에 장이 다소 안정되면 다시 상장에 나서는 게 좋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졌고 대부분 기관들이 11월 말부터 회계 장부를 마감하는 ‘북 클로징’에 들어가기 때문에 수요예측이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엘피, 유바이오로직스 등 4개사는 내년으로 상장일정을 연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초에 상장을 많이 추진하기 때문에 1~2년 걸리는 일정상 연말에 상장이 몰린다”며 “기관의 자금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IPO가 몰리면 중소형사에 대한 투자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