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건설사의 스마트아파트 시연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서울 강남 등 인기지역의 ‘브랜드아파트’가 대세였다면 앞으로 ‘스마트아파트’가 바통을 넘겨받을 기세다. 2000년대 중반 ‘손 안에 작은 세상’의 표방하며 등장한 스마트폰이 10여년 만에 세상 곳곳을 스마트화로 물들였다, 스마트화는 이제는 아파트에도 파고든다. 입주민을 위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적용이 일반화되면서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말 한마디에 집안 조명을 켰다 끄고, 실내외 초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알아서 집안의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아파트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각 건설사가 속속 선보이는 ‘스마트아파트’는 어떤 모습일까.

◆‘브랜드’에서 ‘스마트’로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에 등장한 각 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는 지금까지도 아파트의 경쟁력을 가르는 중요한 잣대다.


어느 지역, 어느 입지에 아파트가 들어서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느 건설사의 브랜드아파트가 들어서느냐가 청약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중동·일산·분당·평촌 등 1980년대 중반에서 1990년대 초반 건설된 수도권 1기신도시 아파트는 ‘연화마을’·‘은빛마을’·‘하얀마을’·‘목련마을’ 등 건설사를 특정할 수 있는 브랜드 없이 단지 이름만 지어졌다.


하지만 브랜드아파트가 본격화된 2000년대 이후에는 각 건설사의 브랜드가 아파트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래미안대치팰리스’·‘삼성동 힐스테이트’·‘반포아크로리버파크’ 등 건설사의 브랜드와 지역명이 들어간 단지 이름만 듣고도 시장가치와 입주민의 경제력 등을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된 것.

최근까지 브랜드아파트가 단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였다면 이제는 첨단 스마트 기술을 앞세운 내실 있는 아파트가 새로운 경쟁 요소가 됐다. 
한 대형건설사의 스마트아파트 시연 모습. /사진=김창성 기자
◆스마트아파트, 어디쯤 왔나

최근 건설사들은 이동통신사나 ICT기업과 협업해 자체 스마트플랫폼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아파트 건설에 열을 올린다.


스마트아파트는 IoT·AI기술과 연계된 스마트폰에 건설사의 자체 개발 플랫폼이 더해져 가스레인지 밸브 및 조명을 제어하고 입주민 헬스케어와 날씨 예보까지 척척 해내는 아파트다. 여기에 ‘초미세먼지’가 최근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알아서 실내외 공기질을 측정해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시스템도 적용한다.

최근 등장한 스마트아파트는 단순히 냉난방을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집주인의 일상생활을 공유하며 같이 호흡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각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은 지난 5월 IoT기술을 통합해 입주민 생활환경에 맞는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는 신개념 주거 체험관 ‘래미안 IoT 홈랩(homelab)’을 공개했다. 연내 상용화될 예정인 래미안 홈랩은 IoT기술을 바탕으로 집주인을 알아보는 ‘똑똑한 집’, ‘미래형 스마트홈’을 표방한다.

대우건설도 스마트 프리미엄 아파트 짓기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최근 네이버, LG유플러스 등과 손잡고 홈 IoT기능에 음성인식기능을 접목한 인공지능 스마트홈 구축에 나섰다. 검색·외국어·쇼핑·음악·지역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음성으로 제공해 입주민 만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견건설사인 호반건설도 지난해 LG유플러스와 가정용 IoT시스템 구축 협약을 맺고 신축 아파트 단지 내 IoT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최근 주택시장에 아파트 패러다임을 바꾸는 ‘스마트’ 바람이 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보안·비싼 분양가 등은 우려

브랜드아파트를 넘어 스마트아파트가 분양시장의 대세로 거듭날 채비를 갖추면서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더해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반면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을 IoT나 AI가 대신 해주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현재까지 나온 스마트아파트 관련 기술은 대부분 비슷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각 건설사가 앞으로 스마트아파트를 일반화시키기 위해 기존 아파트에는 부분 적용하고 새로 짓는 아파트에는 일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은 도입 초기단계다.

차별성이 떨어지다 보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스마트아파트에 적용된 기술보다 아직은 기존 브랜드아파트 선호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분양 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부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수요자는 아파트 청약 시 건설사가 책정한 분양가를 지불하지만 이는 발코니 확장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는 가격이다.

따라서 이를 더할 경우 실제 지불 비용은 는다. 스마트아파트 역시 마찬가지. 현관·방·거실·주방 등 집안 곳곳에 스마트 관련 기술을 적용하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옵션을 적용할 경우 최대 수천만원의 추가비용 발생이 예상돼 대중적으로 자리 잡는 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해킹’이다. IoT와 AI 기술이 단순히 집주인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만 실행되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집안 전체를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다 보니 외부 해킹의 공격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

이에 대해 한 스마트아파트 관련 중소기술업체 관계자는 “사실 불특정 다수인 해커의 무분별한 공격을 모두 차단하고 방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다만 다양한 스마트기술을 적용할 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입주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52호(2018년 8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