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김 장관은 상황을 지켜보며 지속적인 규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천명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커져 난감하다. 시장에서는 “결국 부동산값은 오른다”는 기대심리가 여전히 팽배해 규제의 틈새만 엿본다. 특히 잇따른 KTX 사고로 철도안전을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안전관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가중됐다. 김 장관은 자신 앞에 닥친 여러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부담스러운 ‘개발·규제’ 균형 잡기
최근 전국 집값은 분명한 하락세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값 동향 조사 결과(10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0.05% 하락했다. 서울(-0.05%)은 9·13대책,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가 확대돼 25개 자치구의 아파트값이 보합 내지 하락하며 내림세가 계속됐다.
계속되는 하락세에도 서울 강남 등 일부 고가아파트 주인이 떨어진 시세에는 절대 팔지 않겠다며 기존 가격을 고수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9·13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내림세로 접어들며 더 떨어지기 전에 팔자는 심리도 상당하다.
송파구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어디서 바닥을 칠지 감이 안 잡힌다”며 “적절한 매도시기를 묻는 집주인의 문의가 쏟아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집값이 떨어지면서 시장이 점차 안정세를 보인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각종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꿈틀댈 조짐을 보이자 김 장관의 고민은 깊어졌다.
도화선은 지지부진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띠면서부터다. 최근 GTX-A노선과 신안산선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 또 C노선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고 B노선은 예타 면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집값 변동추이를 놓고 매수인과 매도인의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GTX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자 해당 지역 부동산이 들썩인다. 남북관계 개선에 따라 접경지역 부동산 시세가 들썩이는 등 각종 외부요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온 부동산의 특성상 수도권 시민의 서울 출퇴근길 시간을 대폭 줄여줄 GTX 호재를 시장이 놓칠 리 없다.
GTX가 도화선이라면 기폭제는 수도권 3기신도시다. 정부는 공급을 확대해 폭등한 집값을 잡겠다는 복안이지만 오히려 개발 기대감이 시장을 움직이며 곳곳에서 먹잇감을 찾는 데 혈안이다. 3기신도시 개발에 따라 인접 지역까지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 상승 여력이 곳곳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김 장관은 규제와 동시에 개발을 진행하는 만큼 적절한 균형 잡기에 상당한 압박감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집값을 잡아도 잡은 게 아닌 부동산시장의 특성상 지금까지 진행한 규제정책이 실패할 경우 비난의 화살은 온전히 김 장관이 맞아야 할 몫이기 때문이다.
결국 김 장관에게 향할 비난의 화살은 부동산시장의 특성에서 시위가 당겨진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부분 완벽한 부동산대책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각종 규제로 시장을 어느 정도 압박할 순 있지만 결국 ‘오를 곳은 오른다’는 믿음이 팽배해서다.
매수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며 관망하지만 집주인은 곧 오른다는 기대감에 쉽게 놓지 못해 일정시간 조정국면을 맞지만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건 돈이고 급한 건 매수인이다. “내 집을 내가 이 값에 팔겠다”는 매도인의 의지까지 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노릇이다.
김 장관은 집값이 꿈틀댈 기미가 보이면 상황에 맞게 맞춤형 규제를 계속 발표해 상승 흐름을 꺾겠다는 방침이지만 계속된 규제로 시장에 피로감과 혼란이 가중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부동산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가득해 딱 잘라 정가를 매기기 곤란하다. 규제로 잠깐 주춤할 순 있지만 개발 소식에 꿈틀대고 착공 소식에 폭등한다.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고 단언하는 것은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꼴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꿈틀대는 부동산시장만큼 불안한 철도안전 회복도 김 장관에게 주어진 과제인데 논란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강릉선 KTX산천 탈선사고를 비롯한 연이은 철도 사고에 고개를 숙인 그는 “그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국민이 불안과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잘못을 인정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간과했다. 코레일 수장의 최우선 조건은 오영식 전 사장과 달리 철도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는 점을 국민 앞에 천명하는 절차를 빠트렸다.
김 장관은 시간이 걸려도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철도 발전 계획을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가 반복돼 국민 신뢰를 잃은 만큼 전문성 있는 후속 사장에 대한 로드맵도 제시했어야 했다. 현재 오 전 사장의 빈자리는 기술고시 출신이자 코레일 차량기술단장과 기술융합본부장 등을 거친 정인수 부사장이 맡고 있지만 임시방편이다.
코레일 사장은 국토교통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의 관리감독 소홀로 연이은 철도 사고가 발생한 만큼 더이상 전문성 없는 인사가 철도안전을 책임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이 필요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김 장관은 빠른 결론이 능사가 아니라며 장관직까지 걸고 후속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모호한 대처로 불안감만 키웠다. 장관을 향한 무한책임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2호(2018년 12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