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전세만기를 앞둔 정모씨는 대출연장을 신청했다가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었다. 직장문제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두번이나 집을 파는 데 실패해 전세를 줬는데 다주택자 규제로 대출연장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정씨 부부는 연소득이 6000만원인 데다 보유 중인 주택 2개 모두 1억원대 빌라다.


# 대기업에 다니는 S씨는 1주택자로 올해 전세만기 때 대출연장이 거절돼 결국 서울 외곽으로 이사했다. 살던 집을 세주고 전셋집을 살다가 전세대출을 연장하려고 하니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라 자격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S씨는 "집이 있고 소득이 높지만 전세대출이 안되니 길거리로 내몰린 서민이나 다름없다"면서 "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안팔리는 경우도 다주택자 규제를 받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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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전세대출 규제로 곳곳에서 불만이 속출한다. 일부 시중은행은 다주택 세입자에게 주택을 매각하겠다는 각서를 강제로 제출받고 대출을 연장해주기도 하지만 서울 부동산 매매거래가 얼어붙은 것이 지표로 확인되는 상황이라 현실성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대출규제가 너무 심하니까 실거래를 위해서라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줄 정도는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대출규제로 세입자가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고도 급증했다.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대출이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금 미반환사고는 1607억원으로 전년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건수는 6만1905건에서 11만4465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지 않아 세입자가 최종수단으로 경매를 신청한 경우는 지지옥션 조사 결과 수도권 기준 125건으로 전년대비 15.7% 증가했다.


이런 문제가 지속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전세금 반환문제로 고통받는 세입자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대출규제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하며 집값이 안정됐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에 대출규제 완화가 다주택자의 주택처분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를 통해 다주택자에게 집을 팔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냈는데 대출을 풀어주면 이들이 버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집값안정에 영향을 준 건 맞지만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면서 "'다주택자=투기꾼'이라는 프레임이 일부분 맞기도 하지만 예외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