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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회원들이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 부활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원가 대비 판매가가 아무리 높아도 공급 대비 수요가 많으면 구매가치는 올라간다. ‘재테크’가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대도시의 아파트시세다. 정부는 지난해 말 부동산거품을 조정한다는 이유로 아파트 분양원가의 공개항목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시행 이후 후폭풍이 만만치않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파트 폭리 의혹이 제기되자 건설업계는 자의적 해석에 따른 산정오류라고 반박한다.
◆한집당 '2억원' 바가지 썼다고?
분양원가 공개제도는 건설사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건설할 때 들어가는 공사원가를 공개하는 제도다. ▲택지비 ▲직접공사비 ▲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용 ▲가산비용 등의 세부항목이 포함된다. 이번 분양원가 공개확대로 정부는 건축비 항목 안에 도배비, 도장비, 타일비 등을 구체적으로 넣어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다는 방침이다. 분양원가 공개 항목은 노무현정부 당시 관련법 개정으로 공공택지 61개 항목, 민간택지 7개 항목으로 확대됐다가 이명박정부에서 공공 12개, 민간 폐지로 축소됐다. 현재는 공공택지 62개 항목을 공개하기로 확정했다.
분양원가 공개확대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올 초 분양한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시 일대 3개 아파트단지의 분양가가 가구당 2억원, 총 4100억원가량 거품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이 문제를 제기한 아파트는 분양원가 공개확대가 처음 적용된 ‘북위례 계룡리슈빌’, ‘힐스테이트 북위례’, ‘위례 포레자이’다. 경실련은 3개 아파트의 관련자료를 분석한 결과 적정 건축비가 3.3㎡당 약 450만원이라고 밝혔다. 최근 15년간 정보공개 청구와 소송에 따른 준공금액 공개, 입찰내역 등을 토대로 계산했다는 설명이다.
| 지난해 12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토론회. /사진=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하지만 실제 건축비를 보면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3.3㎡당 988만원, ‘북위례 계룡리슈빌’과 ‘힐스테이트 북위례’는 각각 952만원, 912만원이다. 경실련의 주장대로라면 각각 500만원 안팎의 건축비 차액이 발생한 것.
이 같은 입장차는 경실련이 주장하는 ‘기본형건축비’가 건설업계의 기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형건축비는 해마다 3월과 9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정하고 국토교통부 장관이 물가변동 등을 반영해 고시한다. 국토부가 고시한 적정 건축비는 645만원이다. 분양가를 승인한 지자체는 층수·면적별로 고시된 기본형건축비를 활용할 뿐 이 자체가 과도한지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사용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간접비와 가산비가 적정 가산비의 8∼12배(400만∼600만원)로 책정돼 분양원가를 부풀렸다”면서 “지자체가 공사비에 버금가는 간접비를 인정한 것은 검증이 부실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분양가 심사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기본형건축비의 산출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설사의 하청을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분양원가 공개, 유명무실?
건설사들은 반발했다. 분양원가를 공개하더라도 적정 원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재료비·노무비·경비 등 각 건설사의 영업기밀인 혁신역량까지 포함돼 일관된 기준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임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 규제가 엄격하게 시행되기 때문에 건설사가 마음대로 원가를 부풀릴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바뀐 제도에 따라 분양원가를 62개 항목으로 분류하는 과정에서 구성 내역 적용 기준이 예전과 달라져 생긴 오해도 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부는 문제가 된 ‘힐스테이트 북위례’의 분양가 산정내역을 하남시로부터 제출받아 적정성 검증에 나섰다. 하지만 국토부는 지자체가 법령과 규정에 맞게 분양가를 심사했는지 점검할 뿐 경실련이 주장하는 기본형건축비의 적정 여부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소비자의 관심사는 이런 분양가 적정성 논란이 결국 분양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 분양가의 절반 이상은 땅값이 차지하는데 원가공개를 확대해도 분양가는 내려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부동산경기 침체와 대출규제, 아파트 후분양제 확대 등이 맞물려 분양가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8년 분양원가 공개가 확대될 당시 서울 분양가는 3.3㎡당 1085만원이었으나 줄곧 하락해 2012년 840만원까지 떨어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원가 공개만으로 집값을 내리긴 힘들지만 부동산규제와 3기신도시 건설 등에 따라 어느 정도의 분양가 인하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과거 사례를 보면 주민들이 건설사를 상대로 분양가 적정성과 관련 소송을 벌인 경우도 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자재비와 건축비가 높게 산정됐다는 이유로 시공사에 부당이익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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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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