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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스1 이광호 기자 |
분양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해 정부의 9·13부동산대책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상승 조짐을 보이며 약발이 다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카드를 언급하며 다시 시장을 긴장시켰다.
고분양가 논란과 마주한 분양시장을 잡아 다시 꿈틀대는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장관의 의지에 서울 강남 등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를 비롯한 시장은 패닉상태다. 후분양을 할지, 그대로 일정을 밀고 나갈지 판단이 안서는 분위기. 분양가가 낮으면 ‘로또아파트’라 욕먹고 높으면 분양심의가 거절되는 분양시장의 미래는 혼돈의 연속이다.
◆‘로또분양·고분양가’ 논란 확산
최근 몇년 동안 분양시장에는 ‘로또분양’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입지가 좋은 인기지역에 주변 시세보다 싼 분양가로 공급되는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로또분양은 ‘현금부자’의 독차지나 다름없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로 대출길이 막힌 서민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9억원을 초과하는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해 정부가 중도금 집단대출을 막았기 때문에 로또분양은 현금부자들의 먹잇감이다. 서민들은 수억~수십억원이나 하는 분양가 자체가 부담인데 정부의 대출 규제로 돈줄까지 막히자 내집 마련을 위한 청약을 시도조차 못하는 처지다.
시장에서는 로또분양을 어떻게 생각할까. 건설사 관계자는 “시세차익을 노리는 현금부자가 아니라도 실거주 목적의 서민 역시 로또분양에 대한 기대감은 마찬가지라 홍보에 큰 영향을 준다”고 귀띔했다.
반면 실수요자의 입장은 다르다. 서울 금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시세보다 싼 로또분양이라도 서민에게는 여전히 다가서기 힘든 고분양가”라며 “청약 문턱조차 넘기 힘든 현실이라 내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고분양가 논란이 확대됐다. 직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서울에 분양된 민간아파트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분양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2015년 12.9%, 2016년 9.1%, 2017년 10.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 비중이 29.2%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또 올 5월15일 이전 입주자모집공고 기준으로는 48.8%까지 껑충 뛰었다.
게다가 지난해는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의 90%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 국한됐지만 올해는 강북 지역 비중이 73.6%로 늘어 서울 전역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확산된 모습이다.
이처럼 최근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치솟아 고분양가 논란이 일자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청약 당첨자의 계약 포기 사례도 속출했다. 반면 로또분양이든 고분양가 물량이든 자금 마련에 여유가 있는 현금부자에게는 딴 세상 얘기다.
◆분양가 규제, 재건축 뒤흔들었다
로또분양·고분양가 논란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해 각종 추가규제 도입 의지를 드러내자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사업장의 셈은 복잡해졌다.
실제로 7월 말 분양 예정이던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은 8월 말 이후로 일정을 미뤘다. 또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강동구 둔촌주공(1만2032가구)은 분양가 문제로 연내 분양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후분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분양가 규제 강화 발표 후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분양가 9억원 이하 소형은 선분양, 9억원 이상 중대형은 후분양 방식을 논의했지만 최근 김 장관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사업성을 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이밖에 ▲서초구 방배5구역재건축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역시 하반기 분양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최근 후분양에 돌입했다.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물량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2017년 선분양에 나서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3.3㎡당 평균 3313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지만 분양 보증이 거부되자 일찌감치 후분양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후 일정을 조율하던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최근 김 장관이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자 규제 사정권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에 서둘러 후분양 일정에 나섰다.
관심을 끈 분양가는 3.3㎡당 평균 3998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2년 전 선분양 추진 당시 가격보다 20%가량 오른 가격이다.
특히 내년 4월 입주까지 자금 마련 기간이 짧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거액의 현금을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분양흥행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렸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후분양 흥행여부는 하반기를 넘어 앞으로 분양시장 후분양 정착 등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한편 정부의 규제 예고 후폭풍을 두고 전망은 엇갈렸다. 건설사 관계자는 “규제가 현실이 될 경우 신규주택 공급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공급을 앞둔 정비사업 단지의 셈은 복잡해졌다”며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 막차분양에 나서려는 건설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 서울 정비사업 분양물량은 예년보다 더 증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가치를 인정받고 사업성을 고려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지만 갈수록 원하는 분양가를 책정받기 힘들어졌다”며 “게다가 준비 과정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분양가상한제 도입 전 갑자기 공급을 서두르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씁쓸해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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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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