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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스1 DB |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한지 40일만에 또 다시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 카드를 꺼냈다. 과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와 달리 계속해서 서울 집값이 오르는 데다 곳곳에서 투기 움직임이 포착되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일부 동 단위의 핀셋 분양가 규제를 적용했지만 이번에는 전 지역을 분양가 규제 지역에 포함시켰다. 여기에 자금출처 조사와 각종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다시 한 번 다주택자의 숨통을 조였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계속해서 추가 규제를 예고한 정부의 행보는 결국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강남4구, 마용성 꼼짝 마
서울 집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정부가 또 다시 부동산시장 규제 카드를 꺼냈다. 정부는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을 발표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18번째 부동산대책이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한지 40일만이다.
정부 발표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서울 등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현행 40%에서 집값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9억원 이하는 그대로 40%가 적용되지만 초과분은 20%다.
신용대출 한도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RS)도 규제가 강화된다. DSR은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신용카드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을 연소득과 비교해 한도를 제한한다. 앞으로 차주 단위로 DSR 규제가 적용돼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의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이들이 대상이다.
실수요자의 대출요건도 까다로워진다. 현재는 조정대상지역 1주택자가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대출을 받을 때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하는 조건이었는데 앞으로는 무주택가구의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구입 시 2년 내 전입해야 한다. 또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1주택자는 1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무주택자도 1년 내 전입해야 한다. 고가주택의 기준은 공시가격 9억원이 아닌 시세 9억원으로 변경된다.
전세대출의 경우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가 시세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하거나 2주택 이상을 보유할 경우 대출이 회수된다. 차주에 대한 전세대출 보증도 제한된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중·광진·서대문구 등 13개 구의 모든 동과 강서(방화·공항·마곡·등촌·화곡), 노원(상계·월계·중계·하계), 동대문(이문·휘경·제기·용두·청량리·답십리·회기·전농),성북(성북·정릉·장위·돈암·길음·동소문동2~3가·보문동1가·안암동3가·동선동4가·삼성동1~3가), 은평(불광·갈현·수색·신사·증산·대조·연촌) 일부 동, 경기 광명(광명·소하·철산·하안)과 하남(창우·신장·덕풍·풍산), 과천(별양·부림·원문·주암·중앙) 일부 동이 분양가상한제 규제를 받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이전보다 강력하게 반영했다”며 “시장 불안요인이 강화될 경우 지금보다 더 강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값은 집힐까 도망갈까
계속되는 규제에도 강남4구 아파트값은 지칠 줄 모르고 올라 정부의 추가 규제를 이끌었다. 세금·대출·분양가상한제 등을 총망라한 추가 규제에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반응할까.
논현동에 사는 주부 장모씨는 “뉴스를 보면 집을 여러 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무원들은 최근 몇 년 새 수 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며 “집값을 잡겠다고 집을 팔라는 이들은 정작 집을 안 팔고 있는데 누굴 보고 매번 이래라 저래라냐”고 따져 물었다.
상도동에 사는 주부 박모씨도 “집값은 매물을 내놓는 사람과 사겠다는 사람이 협의할 일이지 누구 인위적으로 관여할 일이 아니지 않냐”며 “대출 등 엉뚱한 곳을 들쑤셔서 애먼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세무조사에만 집중해도 큰 성과를 거둘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만이 가득한 시민들처럼 전문가도 이번 대책으로 집값 과열 양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이번 정책에 대해 대출·세제·공급 등이 결합된 종합세트이자 시장이 기대했던 이상의 정책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양 소장은 “한마디로 이번 정책은 다주택자에게 빨리 집을 팔라고 기회를 준 정책”이라며 “종부세 부담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감을 줬고 임대사업자도 거주요건을 강화해 임대사업에 대한 어려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는 종부세 세율 등 상향과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보유에 대한 부담이 강화 된다”며 “이런 가운데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양도할 경우 한시적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및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함으로써 비록 10년 이상 보유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다주택자들의 퇴로가 짧게라도 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쉬운 점도 짚었다. 그는 “10년 보유 기간 적용으로 나오는 매물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점과 1세대1주택자(실거래가 9억원 초과)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 2년 미만 보유주택 양도세율 인상 등으로 이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오기 힘들어졌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는 시장 매물 출현을 유도한 것이지만 정부 정책은 이에 상반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가 끝나는 내년 6월 이후에는 다시 매물 품귀 현상으로 집값 상승의 악순환 반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급에 대한 정책 고민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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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김창성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