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7일 올해 첫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겠지만 금융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당장 실행에 옮기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금통위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돈줄 죄기' 정책에 공조하며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의 일문일답.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낮아 갈곳 없는 투기자본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서울과 경기도 집값도 많이 올랐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지며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켰단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제가 지난해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이렇게 말씀드렸다. ‘완화적 금융여건은 가계의 차입 비용을 낮추어 주기 때문에 주택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이론적으로 봐도 그렇다’ 이렇게 말씀드렸다. 저금리 등 완화적 금융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 나오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금리가 주택가격에 분명히 영향을 주지만 주택가격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는 금리 이외에 사실상 여러가지 요인이 같이 작용을 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주택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가격은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와 같은 가격기대 그리고 물론 정부 정책도 분명히 영향을 준다. 다시 말씀드려서 금리도 영향을 주지만 또 다른 요인도 같이 영향을 줬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수정경제전망 발표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두가지 재료로 미·중 무역협상 전개 과정과 반도체 경기 회복 시점을 꼽았다. 이 중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당초 하반기를 회복 시점으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턴어라운드 조짐을 보인다. 11월 전망에서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번 11월 전망을 말씀드릴 때 여러가지 여건이라든가 반도체 전문 기관의 견해가 있었다. 그리고 또 반도체 경기의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선행지표의 움직임, 이런 것을 감안해 볼때 금년 중반쯤에 가면 회복 국면에 들어설 거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린 바가 있다. 그리고 나서 한달여의 움직임과 그외 몇가지 지표를 보면 디램 가격이 현물 가격은 조금 상승하고 있고 고정가격은 더 이상 하락하지 않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전문기관들도 디램같은 경우에는 2/4분기에 가면 초과 수요로 전환될 것이란 예상을 한 바 있다. 최근에 여러가지 데이터를 보면 반도체 경기가 지난 번에 전망했던 흐름대로 가고 있지 않은가, 물론 조심스럽지만, 금년 중반에는 조금 회복 국면에 들어서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 경제지표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그중에 기저효과가 상당부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 활력 둔화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고 총재께서도 이에 대해 계속 우려를 하셨다. 저성장에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는 올해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도 내고 있다. 구조적 문제에 금리정책으로의 대응은 한계가 있다고 해 오셨는데, 통화당국도 국가경제를 움직이는 큰 축으로서 한은에서 쓸 수 있는 구체적인 카드가 궁금하다.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한국은행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인데,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경기에 대응하는 거시정책이기 때무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늘 제가 미시정책, 재정정책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중앙은행이 현재로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의 원인 같은 것을 조금 더 정확히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고, 그걸 기초로 해서 정부에 정책 제언을 하는 것이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한 중앙은행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개인 의견이 아니고 이론적으로 봐도 그렇고 사실상 중앙은행 총재들 모임에서 보면 늘 구조조정의 문제가 나온다. 이런 문제가 나온다. 사실상 그건 정부, 어떻게 보면 정치권, 또 국민들의 노력이 같이 이루어져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의 긍정 지표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경기진단에 동의하는지 궁금하다.

-의결문에도 나와있지만 최근에 긍정적인 지표가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예를 들면 11월 산업활동동향이 개선된 모습으로 나타났는데 소매 판매라든가 설비투자 숫자가 분명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여러가지,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을 한다든가 긍정적인 지표가 조금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경제를 지난해 상당히 어렵게 했던 대외여건이 두가지가 있는데 그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교역의 위축, 투자심리 위축과 우리 주력 산업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했던 점이었다. 미·중 양국이 1단계이긴 하지만 진전을 이루어 냈고, 반도체 경기가 전문기관들의 예상에 의하면 중반에는 회복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는 지난해보다는 조금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전망은 갖고 있다. 다른 전문기관들도 그런 견해는 아마 같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출이 회복되고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율이 높을 경우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나. 만일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경우 명확히 확인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연간 통화정책 방향에서도 그랬고 의결문에서도 그랬고 현재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볼 때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지금 어떤 경우를 상정해서 인상할수 있느냐고 물었는데,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하는 그 스탠스로 답을 대신하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이 하향안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향후 금리 조정시 주택가가 하향안정 목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나.

-제가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물가를 포함한 거시경제 안정과 금융안정이 바로 한국은행의 목표다. 그래서 통화정책도 이 답변으로 대신하겠다.

▲한국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하는데 부동산 대책을 고려하면 제약요건이 되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다. 타당하다고 보나.

-저희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도 저희들은 완화적이라고 판단을 하고 있다. 모두발언에서도 완화기조를 유지하지만 또 한편으론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게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라든가 현재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상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은이 현재 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정도에 있어 어느정도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은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건설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동산 규제가 앞으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가 어떤 정책을 하면 항상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고 거기에 따른 약간의 대가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정부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효과와 비용을 다 고려해서 그야말로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시키고, 국민경제 전체에서 득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 결정을 하게 된다. 정부 이번 부동산 정책도 주택 가격 안정의 필요성이 크고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했을 때의 부작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주택 가격 안정에 따른 중요성을 아마 앞에 두고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 경제 흐름을 보면, 수출이 감소세였고 건설경기가 그 이전 몇년 호황을 이어왔던 반작용으로 조정 과정을 거쳐왔다. 아직도 건설경기는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정부가 여러가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면서 국가 균형 프로젝트, 또 수도권의 주택 확대 공급, SOC 예산 확대 등 여러가지 건설 투자에 긍정적인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조정과정을 걷고 있는 건설 경기를 그래도 조금 살려보려는 노력을 정부가 하고 있다, 이렇게 제가 말씀을 드린다.

▲미·중 1단계 합의로 대중국 수출이 오히려 줄어들고 한국산 기계나 철강을 미국산이 대체하는 것을 우려하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보나.

-중국이 미국산 제품 수입을 크게 확대하면 중국 시장에서 현재 미국과 경합관계에 있는 그런 품목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소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워낙 세계경제, 또 글로벌 교역을 억눌러 온 큰 다운사이드 리스크였다. 그것이 어느정도 진정됐다고 하는 것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거기에 따랐던 불확실성 완화는 중국 경기 회복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또 글로벌 투자 심리 회복을 통한 글로벌 교역 확대,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리라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부분적인 부정적 효과도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플러스 요인이 더 크지 않는가 저는 그렇게 판단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두가지로 나뉜다. 부동산 문제 때문에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 인하를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론 정부의 미시대책을 통해 가계부채나 부동산값을 옥죔으로 인해 한국은행은 물가안정이나 경기쪽에 힘을 실어 추가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총재는 어느쪽에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보나.

-모두발언과 앞선 답변(모두발언에서도 완화기조를 유지하지만 또 한편으론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게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라든가 현재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상충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은이 현재 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그 정도에 있어 어느정도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은 금융안정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으로 갈음하겠다.

▲오늘 통화정책 방향이 공개되면서 채권시장은 이를 매파적으로 인식하며 약세를 보이다 소수의견이 2명이 나왔다는 이야기에 강세로 돌아갔다. 전체적으로 보면 매파적 부분이 있지만, 완화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하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총재도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금리를 한두번 인상해도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본다면, 이것을 향후 방향에 대해 금리 인상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인가.

-해석과 각 의견에 대해서 일일이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에는 금리는 절대 마이너스가 될 수 없다고 배웠다. 유럽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25bp씩 다섯 번 내리면 0%까지 내려가는데 그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마이너스 금리라고 하는 것을 누가 예상했겠나. 10년 전에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당연히 마이너스 금리는 정말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했다. 기축통화국이라고 할 수 있는 선진국은 기준금리가 0%까지 갔다. 그런데 우리가 아직도 신흥국 입장이라고 보면 선진국, 소위 기축통화국보다는 금리를 조금 높게 운용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실효하한 금리라는 개념이 있는데, 제로까지 가는 것은 상정을 하고 싶지 않다.

▲기축통화국이 아니니까 기준금리가 0%까지 갈 수 없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기축 통화국이 아닌 경우에는 금리를 지나치게 낮게, 선진국보다 낮게 운용했을 경우에 자본 유출의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는 기축통화국인 나라에 비해서 금리를 높게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라고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