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온라인으로 구입한 마스크. 10개 들이 한세트가 1만1900원이다. /사진=박흥순 기자

[체험기] 오전 9시45분. 한 온라인 마스크 판매처가 먹통이 되는 시간이다.

이 사이트는 매일 같은 시간 전쟁터가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한사람이 일주일에 고작 두개 구입가능한 ‘금스크’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하루에 10개씩 살 수 있다.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접속을 시도한다. 여기서 마스크 구입을 실패한 이들은 비슷한 시간대의 다른 사이트로 이동해 마스크 구입 전쟁을 계속한다.

하지만 마스크를 실제로 구입하는 이는 극히 일부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온라인 마스크 구입을 ‘고시’라고 비아냥댄다. 기자는 ‘정말 마스크를 파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그렇게 마스크 전쟁에 참전했다.


한번에 성공… 마스크는 있었다

기자는 천 마스크를 매일 빨아 쓰며 마스크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어렵다는 말을 듣고  지난 13일 온라인 마스크 구입에 뛰어들었다.

마스크 구입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각종 결제정보가 저장돼있어 빠르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통신망은 와이파이가 아닌 LTE망을 이용했고 브라우저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공하는 기본 브라우저를 사용했다.

오전 9시40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했다는 말만 들어서인지 기대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공부는 하지 않아도 시험시간이 다가오면 떨리는 법이다. 마스크 판매 시간이 5분 뒤로 다가오면서 긴장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대학시절 수강신청과 각종 온라인 선착순 판매로 다져진 클릭질을 믿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오전 9시44분57초 판매 개시 3초전. ‘새로고침’ 버튼을 연타했다. 과도한 새로고침은 사이트 불안을 유발한다는 경고문구는 안중에도 없었다. 세차례 새로고침을 누르자 구매하기 버튼과 사이즈 선택 화면이 활성화됐다. ‘KF94 스탠다드 화이트-M(10개입)’ 옵션을 선택하고 개인정보 이용약관에 동의한 뒤 결제 버튼을 눌렀다.

화면은 잠시 멈췄다. 새로고침 버튼이 유혹했지만 기다렸다. 5초 뒤 배송주소지와 비밀번호 입력 창이 연이어 출력됐다. 침착하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확인을 누르자 결제 완료 메시지가 화면에 출력됐다.


온라인 마스크 구입은 생각보다 쉬웠다. 하지만 결코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사진=박흥순 기자
가장 인기있는 L 사이즈가 아니어서 일까. 생각보다 쉬웠다. 마스크는 정말로 판매 중이었고 예상보다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기세를 이어 오전 9시50분 마스크 제조업체가 자체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구입에 도전했다. 미리 개인정보도 입력했고 로그인도 했지만 사이트는 밀려드는 트래픽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화면은 계속 멈췄고 기자는 어쩔 수 없이 새로고침 버튼만 연타했다.

1분만에 마주한 화면은 ‘품절’이었다. “와…”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이래서 “마스크 고시’라고 불리구나”라고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앞서 구입에 성공한 마스크는 다음날인 14일 수령할 수 있었다.


“유쾌한 경험은 아니네”

마스크 전쟁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마스크를 구입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기자는 앞으로도 마스크를 계속 구입할 요량이다. 온라인 쇼핑이 익숙치 않은 이들에게 나눠줄 것이다. 많은 양을 구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많은 마스크를 구입해서 변두리 노인정과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 기부할 계획이다.


주변 지인들은 “기껏 힘들게 구입한 마스크를 왜 나눠주느냐, 내게 팔아라”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돕고 살아야 한다며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주변의 도움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