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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도 코로나 ‘아우성’… 한국 진정세엔 큰 도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대처하는 한·일 방역당국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 정점을 한참 지나 소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반면 일본 내 전이속도는 가파르다. 무엇보다 진단검사와 관리 등에서 비롯된 방역시스템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게 관련업계 분석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3일 14시 기준 1만2703명. 같은 기간 한국(1만702명)보다 19%가량 많다. 일본은 전체 확진자 중 308명이 사망하고 2069명이 퇴원했다. 나머지 1만326명은 병원이나 숙박시설 등에 격리된 채 치료받고 있다. 한국은 전체 확진자 중 8411명이 격리 해제됐고 240명이 사망, 격리 중인 환자는 2051명이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일본 확진자 수는 한국의 5배로, 한국보다 8275명 많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한국은 갈수록 줄어 10명 안팎인 데 비해 일본은 400~500명 정도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입국거부… 한국 “확산세 막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대응이 한국의 진정 상황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아베 정권은 지난 4월3일 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들의 일본 입국을 막는 등 고강도 대책을 펼쳤다. 대구·경북으로 제한했던 입국 거부 조치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한 것으로 사실상 한국인들의 일본 입국을 차단했다.당시 한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뚜렷하게 줄어들며 방역 성과가 명확해지는 상황이었다. 이 같은 아베 정권의 고강도 대책에도 같은 달 18일 일본 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한국을 넘었다. 불과 2주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양국 간 방역시스템을 고려할 때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의료계는 내다봤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본의 입국거부 정책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를 안정시켜 의료생태계의 건강함을 제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일본 의료진, 방호복 대신 비옷… ‘의료붕괴’ 수준일본 방역시스템은 사실상 붕괴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진단검사가 정체돼 결과를 기다리다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도쿄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이나 요양시설의 집단감염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방호복이나 보건용마스크 등 의료용품 부족 사태도 심각하다. 제2의 도시인 오사카의 경우 방호복 대신 비옷을, 소독용 알코올 대신 도수가 높은 술이나 공업용 에탄올을 사용하고 있다.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의료인들이 쓰레기 봉지를 뒤집어쓰고 치료하는 상황”이라며 “비옷 재고품이 있거나 집에 사용하지 않은 비옷이 있으면 사들일 테니 꼭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심지어 일본 정부가 지난 4월14일부터 전국에 배포한 임신부용 천마스크에 오염물이 묻어 있거나 벌레가 나오는 등 문제 사례가 계속 보고되자 일주일 뒤인 21일 배포를 중단했다.
걷잡을 수 없는 일본 내 감염자 확산세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강행하려던 아베 정권이 진단검사를 소극적으로 하는 등 초동 대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 일본은 지난 2월 초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한국보다 일찍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를 겪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평소 전염병 대응을 충분히 훈련받지 못한 의료진이 당혹감 속에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한·일 양국 간 확진자 수나 치명률(사망률)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한국은 지구촌의 ‘방역 모범국’ 지위에 올랐다. 대량의 진단검사를 진행, 확진자를 조기에 찾아내고 격리·치료함으로써 확산세를 막고 치명률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과 도보 이동형(워킹스루) 선별진료소 등 전세계 국가들이 주목하는 선진적인 진단검사 시스템을 구축하며 확진자를 신속하게 찾고 격리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전국민이 동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코로나19 예방활동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뛰어난 정보통신(IT) 기술력도 코로나19 대응에 한몫했다는 의견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소속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대응팀’을 꾸리고 종합상황지도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코로나19 종합상황지도 서비스는 확진자 동선, 선별 진료소, 학교, 신천지 시설 등의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1억뷰를 넘었다.
자가진단과 자가격리 안심보호 애플리케이션,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IT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예방에 만전을 기울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위치정보시스템(GPS) 자료, 신용카드 사용기록, 폐쇄회로(CC)TV 기록 등을 기반으로 확진자 동선을 투명하게 공개했다.
조군호 대전테크노파크 바이오융합센터장은 “한국이 ‘IT강국’ 명성에 맞게 IT기술을 활용한 코로나 대응부터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소 등 다양한 형태로 바이러스 전쟁에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2호(2020년 4월28일~5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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