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개막하면서 정유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적악화가 예상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정유사들의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지난 27일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 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을 한참 밑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예상한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손실은 4774억원 수준이었다. 예상치의 2배가 넘는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석유화학부문과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각각 665억원, 1162억원으로 나름 선방한 반면 정유부문에서 1조19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났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인 확산으로 정유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관련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지난 29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오일뱅크도 1분기 563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조416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순손실 역시 4622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오는 6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도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7555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전망치를 두배 이상 웃도는 적자를 낸 것처럼 SK이노베이션 역시 어닝쇼크를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의 경우 별도의 컨센서스가 없지만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2분기다. 1분기 정유사들의 실적을 끌어내린 국제유가의 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가늠할 수 없는 데다 정제마진 역시 개선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1월 배럴당 60달러대를 유지했던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추락해 20달러 밑으로 떨어졌고 4월 한때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WTI가 마이너스대로 떨어진 것은 1983년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최근 다시 반등하긴 했지만 20달러선을 기준으로 등락을 반복하는 중이다.

정제마진 역시 3월3째주부터 6주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유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지속되는 만큼 단기간 내에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3월부터 본격화 돼 수요위축에 따른 영향이 2분기에 더 크게 반영될 것”이라며 “정유사별로 가동률을 줄이고 정기보수를 앞당기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를 상쇄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