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재앙에 일본 열도가 신음한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늘면서 마스크·방호복 등 심각한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사진=김민준 머니S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 온 재앙에 일본 열도가 신음한다.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예상을 뛰어넘는 빠른 속도로 늘면서 마스크·방호복 등 심각한 의료물자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일본후생성에 따르면 7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6189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도 590명에 달한다.

일본 내 의료용품이 부족해지면서 방호복 대신 우비를, 소독약 대신 도수 높은 술을 사용하는 상황이 빚어지자 ‘의료선진국’이란 명성에 먹칠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세계 제약·바이오업체 매출 순위 50위에 일본 기업 10곳이 포함됐음에도 ‘의료붕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자 병상 부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에서 열이 나거나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이는 등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일본 언론 도쿄신문에 따르면 사이타마현에서는 구급차로 이송된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노인이 입원을 거부당하고 집에 머물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80대 환자와 같이 입원할 병원을 구하지 못해 응급환자 이송이 지연된 사례가 일주일 동안 1656여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에서 4월20~26일 사이 보고된 ‘구급이송 곤란 사안’이 전국 주요 소방본부에서 1656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급이송 곤란 사안은 4차례 이상 확인해도 응급환자를 이송할 병원이 없어 30분 이상 지체된 경우를 말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91%나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입원을 기다리다가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되자 아베 신조 일본 정권은 ‘병원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병원선 정책을 진행하더라도 리스크는 있다. 병원선 기능 수준에 따라 작업 비용이 달라져 채산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지관리비는 인건비를 제외하고 연간 8억~12억엔(약 92억~140억원)으로 예상된다.

병상에 이어 의료용품 부족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불만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 주요 매체들은 일본 현 사태에 “출구 전략이 보이지 않다”며 피로감을 표현했다.


사회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대용품을 민간으로부터 기부받거나 의료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교도소 인력을 이용하는 등 다방면의 공조를 추진 중이다.

일본에서 소독약이 부족해 의료기관에서까지 소독약 대용으로 독주를 사용하는 상황까지 벌어져 정부가 독주에 세금을 면제해주는 ‘웃픈’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일본방송 NHK에 따르면 후생노동성이 소독약 대용품으로 알코올 농도가 70% 이상인 술은 ‘비음용’ 표시하면 주세를 면제해줄 것을 고려하고 있다. 소독약이 부족한 의료기관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소독약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다.


방호복이나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교도소 인력도 이용한다. 일본 언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국 41개 교도소에서 의료용 가운 생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올 10월까지 교도소에서 120만벌의 가운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교도소를 관할하는 법무성은 재소자들이 재단·봉제 작업을 해 만들어내는 완제품을 후생노동성을 통해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44호(2020년 5월12~1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