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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정문경·이재찬)는 지난 6일 손씨가 관련 사건으로 이미 대한민국에서 형사처벌을 받은 점, 수사과정에서 비트코인 이용 범죄수익은닉 등 일부 사실관계가 드러난 점, 앞으로 W2V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 그 사이트 운영자였던 손씨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해 수사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의 이유로 미국 인도를 불허했다.
‘인도조약의 취지 고려’ vs ‘이제 와서 사법주권이냐’
한 부장판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우리나라에서 재판을 받게 하는 게 원칙"이라며 "우리나라 양형이 낮은 점에는 공감하지만 우리 국민을 외국에 보내 거기서 엄벌을 받게 하자는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그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국제범죄에 협조하기 위한 취지로 맺은 것이지 어떤 국가의 양형이 낮기 때문에 양형이 높은 나라로 보낸다는 건 조약의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회원들에 대한 수사가 이미 마무리 됐고 회원들을 현실적으로 모두 찾아낼 수 없는데도 이를 이유로 범죄인 인도를 불허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고법판사는 "우리나라에서 수사도 안 하고 처벌할 생각도 없으면서 지금 와서 사법주권을 이야기 하는 건 이상한 자존심이라 생각한다"며 "손씨가 범죄수익을 은닉할 때 우리가 제대로 수사했어야 했는데 수사를 하지도 않다가 지금 상황에서 사법주권 운운하는 건 오만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수사기관이 회원 200여명에 대해 대부분 기소유예와 벌금으로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씨가 범죄수익 은닉으로 추가 수사를 받고 기소되는 것 외에 어떤 실익이 있은지 잘 모르겠다"고 의문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들인 회원들을 추가로 밝혀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나 이를 위해 손씨의 신병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적으로 회원과 유료회원을 다 찾아 철저하게 발본색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불가능한 수사를 위해 그리고 수사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을 이유로 손씨 인도를 거절한 것은 부당하다"고 꼬집었다.
서지현 수원지검 부부장검사는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식 종료됐다. 추가 수사 계획도 없다.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회원 217명 중 43명만 유죄가 선고됐다"고 언급했다.
한 대검 검사는 "범죄인인도결정은 우리나라에서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요건만 맞으면 인도 결정을 해야 하는 행정적 절차"라며 "그런데 이렇게 실체적 판단을 해버리면 안 된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인도할 사건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인도심사 단심제, ‘불복 절차 있어야
’ vs ‘감정적 접근’범죄인 인도심사는 단심제로 불복 절차가 없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판사는 "범죄인인도 결정은 한 번 결정해버리면 번복을 못 한다"며 "대법원에서 판단을 한 번 더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영국은 범죄인인도 결정에 불복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미국은 단심제로 운영하지만 범죄인 인도 결정이 나면 인신보호 청원을 할 수 있다. 정식 불복 절차는 아니지만 강제인도에 재심사를 신청할 수 있다.
반면 범죄인 인도 결정을 단심제로 운영하고자 기존 입법 취지가 있었던 만큼 감정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른 판사는 "불복 절차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결국 손씨의 인도 불허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라며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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