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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법무부가 잇따른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기로 하면서 62년만에 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훈육을 빌미로 한 체벌을 막기 위해 징계권을 삭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주를 이루고 국회 내에서도 징계권을 삭제하는 내용의 다수 법안이 발의됨에 따라 개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 징계권을 삭제하는 대신 예외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어 법안 논의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국회에 발의돼 있는 의원발 징계권 관련 민법 개정안에는 징계권을 훈육권으로 바꾸자는 내용이 있다. 개정안에는 징계권을 삭제하는 대신 훈육권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물론, 해당 개정안 모두 체벌은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이 삭제돼야 한다는 의견과 주장은 수년 전부터 나왔으나 개정을 더디게 만든 것이 바로 훈육권 혹은 예외조항 때문이었다.
사회적 통념상 자녀의 일부 일탈 행위에 대해서는 부모의 훈육권도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19대, 20대 국회에서도 이같은 여론 때문에 법무부는 개정안을 내는데 미온적이었고 의원발 법안 제출도 있었지만 제대로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자녀의 체벌을 금지하는 대부분의 국가는 법에서 예외조항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체벌의 종류까지 명시해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독일의 경우가 대표적인데 독일은 징계를 금지하고 허용하지 않는 체벌 행위를 법에 명시하고 있다.
이는 예외조항을 이용해 체벌과 학대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목적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아동학대예방 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이세원 강릉원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원칙상 체벌을 부모 징계권에서 제외하되, 사회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일부 행위에 예외를 두겠다는 법 개정은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 통념상 허용하는 체벌이라는 예외적 허용은 아동학대 기로에 서 있는 부모들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예외없는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훈육과 체벌이 일상화될 경우 아이들은 학대도 무심히 넘긴다는 연구 결과다.
지난해 발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주기별 학대 경험 연구'(류정희 등)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아동 10명 중 6명꼴로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피해 아동 대부분이 학대를 훈육에 필요한 것으로 여기거나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사에서 신체학대 피해를 경험한 아동을 대상으로 본인의 경험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나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쳤는지' 질문한 결과 '전혀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았다'라는 응답이 46.6%로 가장 높았다.
또한 이러한 신체학대 피해 경험이 '나 자신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필요한 일이라는(매우 그렇다+그런 편이다) 응답이 전체 피해 아동의 80.8%였다.
이 조사를 진행한 연구자들은 "학대가 본인에게 필요한 일이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대부분의 아동들을 학대 경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체벌 위주 훈육방식에 변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가정에서 키우는데 징계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민법에서 예외없는 징계권 조항 삭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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