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한국 최초의 우주SF 영화는 과연 한국 영화계에 의미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을까. 조성희 감독과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은 서양 영화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우주SF에 한국적 색깔을 입힌 '승리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8일 오전 온라인으로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조성희 감독이 참석했다. 당초 제작보고회에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온라인으로 변동됐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등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최초 우주SF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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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는 '승리호'에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고, 김태리가 젊은 리더 장선장을 연기했다. 또 진선규가 기관사 타이거 박, 유해진이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 역을 맡았다.

이날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는 고증보다 상상력에 바탕을 둔, 지금과 다른 세상을 그리지만 이 안 인물들은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다"며 영화의 콘셉트를 소개했다.


조 감독은 "'승리호' 속 인물들은 대출 이자와 공과금 걱정을 하고 된장찌개 쌀밥을 먹는다. 근사한 초능력 슈트를 입은 할리우드 영웅들이 아닌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는 것이 개성이자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송중기는 "할리우드 SF의 전유물인 우주선에 한글로 승리호라고 적혀있다. 낡은 쓰레기 청소선에 한글과 태극기가 붙어있는 걸 상상할 때 소름이 돋았다"며 "우주 영화에서 한국적인 것이 많이 묻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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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역시 '승리호'를 "구수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우리 영화의 경쟁력은 우주 영화 하면 다들 하얗고, '삐까번쩍'한 엘리트적인 비주얼을 상상 하시는데 우리 영화는 되게 구수하다. 찢어진 옷에 구멍난 양말을 주워 입고 막말하고 그런 사람이 사는 얘기가 이 안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경은 미래 우주지만 현실의 우리를 보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이 영화다. 그것이 바로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승리호'는 2092년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의 5%는 상류층으로 우주 공간 안에 지은 거대한 우주 구조물 안에서 맑은 공기와 숲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고, 나머지 인류는 사막화된 지구에서 하층민으로 살아간다는 설정이다.


송중기와 조성희 감독은 영화 '늑대소년' 이후 9년만에 재회했다. 송중기는 '늑대소년' 때부터 감독으로부터 이번 영화에 대해 들어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미리 들어)우주 SF 영화라는 걸 알고 있었고, 우주 쓰레기가 소재인 걸 알았고 재밌는 우주 활극이라고만 들었다"며 "신선했고, 한국에서 우주 SF 영화를 처음 한다는 도전정신에 많이 끌렸다"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또한 "나는 조성희 감독님과 함께 했으니까 감독님의 아이디어, 색깔과 우주 SF가 만나면 어떨까 궁금했다"면서 조성희 감독의 연출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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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럽고 거칠고 영화 내 모든 인물들이 작은 인물들까지 '쟤는 건드리면 안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며 "적응 기간이 많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선장 역할을 맡은 김태리는 보잉 선글라스에 독특한 헤어스타일까지 비주얼적으로도 큰 변신을 했다. 그는 "사실 비주얼은 감독님이 10년 이상 준비하셨다. 머릿속에 다 가지고 계셨던 거다. 캐릭터의 옷 색깔이나 보잉 선글라스 다 머릿속에 그려놓으신 거라서 저는 적응만 하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점은 선장이 승리호 개조하고 이끌만큼 뛰어난 두뇌를 가진 인물인데 클리셰적으로 완벽하게 표현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우리 영화에서는 똑똑하기만 한 게 필요없고 사람 냄새가 나는 게 중요하다 생각해서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리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선장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여성으로서 선장이라는 직함이 최초고 그런 점도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성이 있고 단순한 캐릭터인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고 느꼈다. 그 부분이 좋았고 한국 최초 우주 영화에 내가 한 부분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기대감이 굉장히 컸다"고도 설명했다.

유해진은 한국 배우 처음으로 모션 캡처 연기를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애초 목소리 출연을 결정한 것이었으나 연기의 진실함을 위해 모션 캡처까지 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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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은 "나중에 작업이 끝난 다음에 다른 분이 한 액션에 내가 소리를 맞추면 아무래도 내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을 것 같았다"며 "그래야 (배우들과)서로 보고서 하는 시너지도 있을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내 "그 당시 마땅히 집에서 할 것도 없어서 했다"며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해 웃음을 줬다.

김태리와 유해진은 영화 '1987' 이후 재회했다. 김태리는 "나는 굉장히 행운아다. 좋은 선배님을 다시 만나 너무 좋았다"며 "선배님과 두번째 작품하면서 친해져서 너무 좋다. 촬영 현장에서 의지를 많이 하면서 촬영했다"고 존경을 표했다.

유해진 역시 "나는 (김태리와) 진짜 재밌게 작업했던 기억이 난다. 방 안에서 '마이마이'를 선물한 기억이 즐거운 기억이었다"라며 "김태희가 연희 때도 좋았고 이번 작품은 같이 해서 좋았지만 언제든 김태리는 보면 좋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해진은 세 후배 배우들이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다며 이들의 훌륭한 케미스트리를 칭찬했다. 그는 "현장을 가보면 셋(송중기 김태리 진선규)이 색깔이 참 비슷한 친구들이다. 어울리는 친구들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누구 하나 튀거나 그렇지 않고 조화로운 색들이었다. 카메라 모니터 뒤에서 보고 있으면 그걸 많이 느꼈다. 기대가 있다. 팀워크가 좋으니까. 그게 영화에 묻어날거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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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는 드레드 헤어와 전신 문신 등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머리를 땋아 만드는 드레드 헤어 스타일을 유지하기 위해 무려 네 달간 머리를 감지 않았다고 해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진선규는 "스태프도 '쉬는 때는 풀고 다시 편하게 하세요' 하는데 푸는 것도 다섯 시간이 걸리고 다시 머리를 묶으려면 열 시간 넘게 비명을 질러야 하니까 그대로 유지하겠습니다 했다. 그리고 유지 방법 중 하나가 머리를 안 감는 게 냄새가 덜 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더라"며 고충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는 영국 배우 리처드 아미티지가 설리반 역할로 함께 했다. 송중기는 리처드 아미티지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내가 아이디어가 나와서 '이렇게 해도 될까요' 했더니 '컴온' 하더라. 그 여유가 너무 멋있었고 기댈 수 있는 형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좋은 인상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진행자 박경림은 "한국어로는 '컴 온'이 '드루와' 아니겠느냐"고 했고, 송중기는 "그렇다. 그러고 보니 황정민 선배님께도 그런 느낌을 받았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날 리처드 아미티지는 제작보고회에 함께 하지 못한 대신 런던에서 영상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영상 편지에서 "함께 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쉽다. 안전상의 이유로 갈 수 없었다"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과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조성희 감독님, 설리반 역할을 나에게 제안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한 그는 "많은 분이 반겨줬던 한국에서의 시간은 즐거웠다. 촬영 때 아름다운 생일 케이크와 한복을 받기도 했다"며 "한국의 많은 면을 보게 됐고 한국의 매력에 푹 빠졌다. 더 중요한 건 한국 사람들이다. 꼭 한국에 다시 갈 수 있기를 바란다. 보고싶다"고 그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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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감독은 두번째 만난 송중기에 대한 깊은 신뢰감을 표현했다. 그는 송중기에 대해 "캐릭터의 빈틈을 스스로 채우는 배우"라고 표현했는데 이에 송중기는 "사실 믿기지가 않는다. 감독님이 너무 좋게 말씀해주셨다. 채운다기보다는 내가 보기에는 감독님의 대본에서 감독님이 워낙 많이 채워놓으셨다. 감독님이 너무 잘 만들어 놓으셔서 개성있게 살려놓기만 하면 됐다"고 말했다.

또한 송중기는 "한국 영화의 새로운 장을 조성희 감독님이 하나 또 오픈하셨다. 이 자리를 빌어 고생하셨고 축하드린다"면서 '승리호'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선배님들 말씀처럼 요즘은 힘든 상황이다. 극장에 와서 즐기시기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한줄기 근심을 덜어들이고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진심을 다해 작업했다"고 영화에 대해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승리호'는 오는 9월23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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