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미성년자가 성인의 거짓말과 꼬임에 넘어가 성관계를 하는데 동의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2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위계등간음)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36)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행위자가 간음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고 피해자의 그런 심적 상태를 이용해 간음목적 달성했다면 위계와 간음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계에 의한 간음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18세 남성 '김주현'이라고 속이면서 미성년자 A양과 교제했다. 그는 A양에게 김주현을 스토킹하는 여자를 떼어내려면 김주현의 선배와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속여 A양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기존 대법원 판례는 미성년자간음죄상 '위계'는 성관계 자체에 대한 오인, 착각, 부지를 말하는 것으로, 다른 조건에 관한 오인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미성년이 간음행위 자체에 대해서 속았을 때만 위계간음이 성립되고, 다른 조건에 대한 거짓말이 있었을 때는 위계간음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1,2심은 "A양이 성관계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상태였고, 다른 조건에 대해 김씨에게 속았던 것일뿐"이라며 위력이나 위계에 의한 간음으로 볼 수 없다면서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리판단력이 있는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했더라도 다른 조건에 대한 오인이나 착오가 있었다면 위계간음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회부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의 처벌범위가 훨씬 더 넓어질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