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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허위사실을 주장해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71)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고 전 이사장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최한돈)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고 전 이사장은 18대 대선 직후인 2013년 1월4일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면서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불이익을 줬고, 부림사건의 변호인으로 공산주의자'라는 취지로 허위 발언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됐다.
부림사건은 1981년 9월 공안당국이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없이 체포해 불법감금·고문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허위자백을 받아내 기소했고, 이후 2014년 재심을 통해 무죄가 선고됐다.
고 전 이사장은 부림사건 당시 부산지검 공안부 수사검사였다. 문 대통령은 고 전 이사장의 주장과 같이 1981년 부림사건을 맡은 변호인이 아니라, 2014년 재심사건의 변호인이었다.
1심은 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문재인은 부림사건 변호인으로 공산주의자'라고 한 고 전 이사장의 허위 발언에 대해 "당시 변호인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문 대통령의 사회적 가치 저하라고 볼 수 없다"며 "부림사건을 맡은 변호인이 아닌 것을 알고 그런 주장을 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판단하게 된 여러 근거를 제시하고 있고 이를 근거로 입장을 정리해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고 전 이사장의 주장은 공론의 장에서 논박을 거치는 방식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은 1심을 뒤집고 고 전 이사장에게 유죄를 선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전후 맥락을 비춰보면 문 대통령이 부림사건 변호인이었다는 고 전 이사장의 표현은 재심사건이 아닌 원사건이 명백한데, 문 대통령은 원사건의 변호인이 아니므로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며 "이에 기초한 공산주의자 발언 또한 허위"라고 지적했다.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문 대통령의 사회적 평가도 저해했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문 대통령이 부림사건 변호인이었다는 사실 적시만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것으로 보긴 어렵지만, 그 사실이 공산주의자임을 논증하는 근거로 사용되면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족상잔, 이념갈등에 비춰보면 공산주의자 표현은 다른 어떤 표현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발언 내용의 중대성과 명예훼손이라는 결과,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이념간 갈등상황을 보면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고 전 이사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고 의지를 밝혔다.
고 전 이사장은 "이번 판결은 사법부 판결이 아닌 청와대 하명대로 한 것"이라며 "(본인에게 불리하게) 재판부가 바뀌어 기피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압력에 굴복될 사람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얘기해서 그냥 들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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