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도움 여부.(한국출판인회의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전국의 서점과 출판사 10곳 중 7곳은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일 한국출판인회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월19일부터 4일간 실시한 '도서정가제 인식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서정가제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자는 67.3%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응답자 16.3%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대상은 한국출판인회의 회원사 및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에 속한 2500개 출판사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원사 1500개를 포함한 전국의 서점 2100개 등 총 4600곳이었다. 조사는 전화면접으로 이뤄졌으며, 1001개사의 응답을 받았다.

이번 조사를 통해, 현행 도서정가제가 출판계 경쟁 완화와 공급률 안정에 효과가 있다고 느꼈던 응답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정가제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도움이 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8%는 '경쟁완화', 54%는 '공급률 안정'이라고 답했다.


한국출판인회의는 "2014년 이전에 구간의 무분별한 할인이 관행적으로 이뤄지면서 출판사가 서점에 보내는 도서 공급률도 낮아져 경영수지 악화를 경험했던 출판사들이 개정 도서정가제의 시행 이후에 공급률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견해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서점은 경쟁 완화를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는데, 2014년 이전에 구간 할인과 납품 할인 등이 극심해지면서 경영에 애로를 겪다가 현재는 서점간 제 살 깎아 먹기식 할인 경쟁이 줄어들면서 경영에 안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행 도서정가제는 동네서점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자의 64.7%가 도움을 준다고 답했고,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자는 19.9.%에 불과했다.


특히 동네서점의 쇠퇴를 늦추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61.3%로, 도움이 안 된다는 19.8%보다 높게 나타났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서점의 창업과 활성화에 있어 도서정가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현행 도서정가제가 출판사 창업 증가, 신간 발행 종수 증가 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는 응답자들이 많았다. 또한 책값 거품이 사라졌으며, 추후 도서정가제가 유지되거나 현행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산업은 지난 20년간 침체 일로를 걷다가 2014년 이후에야 하락세가 조금 완만해지고 있고 지역 서점은 이제 막 뿌리가 자라기 시작했지만 꽃을 피우기에는 아직도 양분이 부족한 상태"라며 "동네 책방이 많아지고 출판문화산업이 다 같이 성장하려면 정부의 간섭이 아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도서정가제가 훼손되면 당장 1000개 이상의 서점과 1만개의 작은 출판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부는 이번 여론조사에 담겨 있는 출판서점인들의 민의를 깨닫고 진정으로 국민과 출판문화산업종사자들을 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출판인회의는 이날 3시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위트 앤 시니컬 서점에서 도서정가제 여론조사 발표 및 좌담회를 연다. 좌담회에는 김학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과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 홍영완 윌북 대표, 유희경 위트앤시니컬 서점 대표 겸 시인, 이현화 혜화1117 출판사 대표, 조진석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이 참가해 도서정가제가 없어지면, 동네서점과 출판사에 나타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도서정가제 개정 시한이 오는 11월20일로 다가온 가운데, 출판계는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속하거나 또는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할인 범위에 있어서는 최대 15%(가격할인은 10% 이내)인 현행 기준을 유지하거나, 정가대로만 파는 '완전 도서정가제' 제안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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