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표창원 전 의원, 박주민 의원, 김병욱 의원, 이종걸 전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 관련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지난해 4월 발생한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보좌진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민주당 측은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위법행위에 맞선 정당한 직무수행을 했을 뿐이라며 검찰의 기소가 억지스러웠던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는 23일 민주당 박범계·김병욱·박주민 의원과 이종걸·표창원 전 의원, 보좌관 및 당직자 5명의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들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사건과 관련해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를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올해 초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당 측 변호인단은 당시 한국당 의원, 보좌관 등 관계자들과 신체적인 접촉은 있었으나 폭행의 고의성이 없을 뿐더러 물리력을 행사하기 위해 공모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박범계 의원 등의 변호인은 "한국당 의원과 관계자들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상황에서 피고인들은 정당한 직무수행을 하고자 했다"며 "폭행의 유형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 측 변호인은 "당시 한국당 측의 집단적 공무집행방해 행위는 명백하다. 민주당 관계자 혹은 피고인이 먼저 폭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패트충돌 사건은) 의원들의 공무수행을 한국당 측이 물리력을 동원해 막은 사건"이라며 "피고인은 폭력에 굴하지 않고 의원으로서 직무를 수행했고 그 과정에서 가벼운 충돌이 있었다고 해도 이를 위법한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 관련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민주당 의원들도 직접 의견표명에 나섰다. 박범계 의원은 "한국당 측은 국회법 위반 행위가 있다"며 "검찰은 그에 대해 한국당 관계자들을 기소했지만 그것에 대한 구색맞추기로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에 대해서도 기소를 했다"고 주장했다.

김병욱 의원은 "경찰 조사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이 사건 피고인으로 기소가 됐다"며 "기소 과정에서 짜깁기, 혹은 (피고인) 숫자 맞추기가 아니었는지 재판부가 면밀히 살펴봐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공모관계를 피고인이 부인하는 상황에서 상세히 공모관계를 특정해 기소했다"며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원형 그대로 법원에 제출했고 재판의 비효율적인 진행이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선 증거신청을 적극적으로 철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여·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당시 한국당 의원들은 법안접수를 막기 위해 국회 의안과 사무실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회의장을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막말, 몸싸움이 오갔다.

여·야 의원의 대규모 고소·고발전 이후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민주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 등 10명, 한국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 등 27명을 재판에 넘겼다.

패트충돌 사건 관련 정식 재판이 열리는 건 사건 발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영상자료가 방대하고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 많아 재판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재판이 열리기 이틀 전인 21일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황교안·나경원 등 한국당 전·현직 의원과 당직자 등 27명에 대한 정식 재판이 열렸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사건 관련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재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선 표창원 전 의원은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시해야 하는 게 국회인데 여·야 간 정쟁때문에 물리적 충돌까지 보여드린 점 죄송하다. 나름대로 질 수 있는 책임은 지겠지만 공동폭행은 너무 무리한 기소라서 법정에서 충분히 사실을 소명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나는 그 당시에 폭행이라고 불릴 만한 물리적인 충돌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고소고발 대상에서 내가 빠져 있었다는 것이 그 반증"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의 다음 재판은 오는 11월25일 열린다. 당초 다음 재판은 10월 중에 예정돼 있었지만 변호인 측이 국정감사와 정기국회를 이유로 공판 진행이 어렵다는 점을 호소해 11월에 재판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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