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별 황당한데…혈세 모아 성착취 온상에 뿌리나"
35~64세 통신비 대신 유흥주점 지원 '4차 추경'에 부글부글
"기준없는 선별지급, 갈등 유발" "라면형제 소외층이나 줘라"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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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전국민 지급'에서 '선별지급'으로 선회한 통신비 2만원과 정부 방역지침에 협조한 유흥주점 대상 새희망자금 2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23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7조8147억원 규모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신속 집행을 강조했다.
이번 추경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이 담겼다. 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아동특별돌봄, 청년특별구직지원, 16~34세·65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지원이 골자다.
국무회의를 주재한 정세균 총리는 "이번 추경은 응급상황에 처한 분들을 구할 심폐소생술이 돼야 한다"며 "초기 4분의 대응이 심장이 멈춘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것처럼 이번 추경도 속도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통신비 2만원 "표심공약?"vs"분유값 2만원도 없는데…감사"
민생현장에서 반발이 가장 큰 건 통신비 2만원 선별지원이다. SNS, 맘카페, 각종 커뮤니티에서 통신비 지원에 대한 성토가 이어진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신대방역 앞에서 만난 양재수씨(62)는 "환갑이 넘어서도 차별받을 일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통신비 지급대상에서 빠진 데 아쉬움을 나타냈다. 1000원이건 1만원이건 액수가 중요하다기 보다 지급결정 과정이 이해되지 않고, 갈등만 부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월소득 150만원 이하면 주든지, 아니면 세금을 감면해주든지 하는 게 낫지 나이로 뚝 끊어서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싶다"면서 혀를 찼다.
자영업을 했던 정모씨(42)는 "이게 나라냐"는 말로 입을 뗐다. 4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매장을 차렸던 그는 지난 6월께 코로나19 여파의 경제적 타격에 결국 문을 닫고 폐업했다. "제대로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이번 지원(2차 재난지원금) 중 받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정씨는 "(지급) 기준없이 표심공략하는 '묻지마' 통신비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김주성씨(64·가명)는 "그 돈으로 라면형제와 같은 소외계층을 더 돕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통신비 지급대상에 이름을 올렸지만 불만인 경우도 있다. '왜 주는지' 이해시키는 설명이 없다는 것이다.
통신비 수령에 '턱걸이'한 이우진씨(34)는 "2만원을 못 받아도 상관은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는 건 사실"이라며 "정책이 오락가락한것도 그렇지만 소득수준이 아니라 나이로 제한을 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단돈 1만원도 급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돌이 막 지난 아이가 있다는 전모씨(36)는 "통신비 아끼려고 요금제도 조정하는 판인데, 2만원이면 얼마 안된다 싶다가도 2만~3만원 하는 분유가격 생각하면 '나라에서 아기 분유값 줬다'고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흥주점에 200만원 '재난지원금' 여성단체 "격분"
방역협조 유흥업소에 재난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더욱 논란이 크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날 성명을 내고 "(유흥업소는) 여성만을 유흥접객원으로 두고 '유흥종사자'인 여성을 도구화하는 성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인 업소"라면서 국회에 "부정부패한 접대와 성차별·성착취의 온상인 유흥업소 지원 결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국민 세금으로 유흥업소를 돕는 꼴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여성단체연합 측은 "인권과 성평등을 지향한다면 국회는 이런 결정을 내려서도, 동의해서도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도 국회에 긴급재난지원금 지원 결의를 철회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인재 영입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유흥업소까지 200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룸살롱 접대문화가 만연한 상황에서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기대할 수는 없고, 새로운 현실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연대의 뜻을 더했다.
대부분 여성들은 유흥업소 지원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주희씨(34)는 "그럴 돈 있으면 의료진 복지에 써라"면서 분노했다. 그는 "그들도 소상공인이니 당장 망하면 또 실업자(지원을 위한 세금 소요)를 (국가가) 부양해야 하니까'무조건 반대'는 아니지만, 다른 소상공인을 폭넓게 지원하고나서 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최모씨(39)는 "정부와 정치권이 한심하다"면서 "힘든 상황일수록 분란을 일으킬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데, 왜 굳이 지금 저런 결정을 해서 분노할 것을 늘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유흥업소 지원금을 줄이거나 없애라고도 힘주어 주장했다.
◇독감접종·중학생 학습지원금은 '긍정평가'
다른 지원책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무료 독감백신을 의료급여 수급권자 70만명과 장애인연금·수당 수급자 35만명 등 취약계층 105만명에게 공급하고 법인택시 운전기사 9만여명에 100만원, 13~15세 중학교 학령기 아동 138만여명에게 비대면 학습지원금 15만원 지급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학교 2학년 외딸을 둔 전주현씨(48)는 "반찬값과 학용품 구입에 보탤 것"이라고 웃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해제 뒤 처음으로 번화가에 나왔다는 김모씨(72)는 "(코로나19와) 전쟁상황은 정부도 시민도 처음 겪는 것이니 시행착오나 실수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있으면 안된다"면서 "일단 숨통을 틔워주는 (지원)정책이라는 데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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