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지난 22일부터 일시 중단된 독감 백신 무료 접종 사업 대상 중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에 대해 25일 오후부터 접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2020.9.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 = 독감 유행시기인 가을에 들어섰지만 '독감 진료 불가'를 내건 내과, 이비인후과 등 동네의원들이 늘고 있는 양상이다.

독감 증상은 발열과 기침 등 '코로나19'와 비슷해 안전 진료 우려가 크고, 일부 독감백신 무료접종까지 잠정 중단되면서 그 부담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곧 환자 피해로도 이어져 진료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의료계 한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많아지는 시기가 오는데, 독감백신 무료접종 재개가 지연될 수록 코로나19 환자와 독감 환자가 더 많이 섞일 수 있다"며 "결국 환자의 감염원이 독감인지 코로나19인지 구분이 어려운 상황이 더 길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어린이들을 시작으로 청소년, 62세 이상 등에 대한 순차 무료접종을 계획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이른 바 '트윈데믹'(비슷한 2개 질병 동시 유행) 현상을 막고자 지난해보다 독감 백신 접종 시점을 한 달정도 앞당겼다. 무료접종 대상도 더 확대했다.


하지만 의료기관에 유통된 만13~18세, 62세 이상 대상의 백신 물량 578만도스(명)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신고되면서 정부는 지난 22일 무료접종을 잠정 중단했다. 유통 과정이 다른 만12세 이하와 임신부 물량에 대해선 그나마 25일 오후부터 무료접종을 재개했지만, 다른 연령대 무료 접종 대상자들은 앞으로 품질검증을 마쳐야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다.

결국 당초 계획보다 독감 노출 기간이 길어져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의사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닥터플라자(닥플)에서도 독감 진료에 대한 부담감이 고스란히 표출됐다.

닥플 게시판에서 한 의사는 "감기과(내과 혹은 이비인후과)는 그나마 독감 성수기때 벌어놓은 것으로 1년을 버티는데, 코로나는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참으로 암담하다"며 "올 가을 독감검사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닥플 회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다른 의사는 "열나는 환자는 무조건 보건소로 보내고 독감검사 안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검사후 무조건 폐쇄 예상된다. 안 하는게 답이죠"와 "독감백신 주문 왕창 해놓았다. 아마 백신은 터져 나갈 듯(접종은 많이 할 듯) 하다"등의 댓글이 달렸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백신 접종엔 적극 나서겠지만 증상이 있는 환자에겐 진료나 처방은 싫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독감과 코로나19에 대한 안전 진료 가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계 다른 관계자는 "개원가에서 독감진료 기피현상이 나오면서 의사들은 물론 환자들도 피해가 클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가을과 겨울철에 또 한번 대유행기가 오게 될 경우엔 앞선 유행기보다 혼란이 몇 배는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도 독감과 코로나19의 차이점에 대해 코로나19의 경우 후각이나 미각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기도 했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며 "의료현장에서 독감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를 볼 수 있는 관련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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