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영/사진=영화사 올(주)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이유영(31)의 날선 눈빛이 스크린을 휘어잡았다.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 제14회 밀라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청룡영화상 등 그해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쓴 그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꾸준히 오가며 탄탄한 연기력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에는 다이빙 선수로 변신했다. 지난 9월 말 개봉한 '디바'는 다이빙계의 퀸 이영(신민아 분)이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잠재되었던 욕망과 광기가 깨어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잉투기' '가려진 시간' 각본을 쓰고, '택시운전사' 각색을 맡은 조슬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유영은 '디바'에서 다이빙 선수이자 이영의 오랜 친구 수진 역을 맡았다. 수진은 오르지 않는 성적보다 끔찍한 이영의 위로에 괴로우면서도, 그가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불운의 다이빙 선수다. 이유영의 매력 포인트로 꼽히는 독보적인 눈동자가 캐릭터에 오묘한 매력을 더하기도 했다.

특히나 '디바'는 여성 주연, 여성 감독, 여성 스태프들이 모여 만들어 의미있는 작품으로도 꼽힌다. 최근 뉴스1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유영은 차분한 목소리에 눈빛을 반짝이며 '디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적인 욕심을 해소할 수 있었던 작품인 만큼, '디바'가 앞으로 여성 주연 영화, 좋은 여성 캐릭터, 좋은 여성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에게 발판으로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이유영/사진=영화사 올(주) © 뉴스1

-다이빙 선수 역할은 어땠나. 다이빙을 준비하며 어렵지는 않았나.

▶한국에서 여성 배우들이 연기적으로 욕심을 해소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많이 없다. '디바'를 보고 여성 캐릭터가 잘 그려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이빙이라는 흔치 않는 소재도 끌렸고. 감독님이 글을 워낙 잘 쓰셔서 믿고 선택했다. 그리고 난 도전적인 걸 좋아하는 편이다. 쉬운 것보다는 어렵거나 고생스러운 것에 마음이 간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도 다이빙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고 재밌을 것 같더라.

-다이빙 선수라 수영복을 소화해야 해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사실 엄청 걱정은 됐다. 해변에서 수영복 입고 있는 것도 부끄러운데, 모든 사람들이 보는 영화에서 수영복을 입고 촬영해야 해야 하지 않나. 특히 몸매에 대해 평가를 받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다. 초반에는 허벅지까지 내려오는 수영복을 입고 최대한 몸을 감추고 했는데, 점점 다이빙을 하면서 제대로 된 수영복을 입고 하려고 했다. 다이빙 할 때 입는 수영복을 입으면 거기에 맞게 실력이 는다고 하더라. 처음엔 걱정했지만 점차 다이빙을 위해 변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수진이 예쁘게 나와야 하는 역할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부담감을 덜었다.

-다이빙 훈련이 처음일 텐데, 힘들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우선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이 힘들었다. 오히려 다이빙 훈련 하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걸 보며 재미를 느꼈다. 최대한 많은 것을 소화하고 싶었는데 단기간에 다이빙이 늘지는 않았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 지지 않아 힘들었다. 그래도 가장 높은 위치에서 뛰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10m 다이빙 대 끝에서 물구나무를 섰던 장면은 정말 뿌듯했다. 직접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하하.

이유영/사진=영화사 올(주) © 뉴스1

-수진의 오랜 친구이지만, 동시에 열등감과 질투심을 가진 대상이었던 이영으로 분한 신민아와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는 이영과 수진이 상반된 캐릭터라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둘이 비슷한 이미지라고 하더라. 이미지 테스트를 하고 보니까 친구처럼 잘 어울리는 걸 느꼈다. (신민아)언니도 우리가 남녀가 어울리는 것 같이, 잘 어울리는 합이라고 얘기해서 기분이 좋았다. 특히 다이빙 훈련을 하면서 더 친구처럼 친해졌다.

-신민아가 다이빙 연습을 하며 승부욕을 느꼈다고 하던데.


▶나도 그랬다. 승부욕이 좋은 시너지를 이뤄냈다. 내가 혼자서 다이빙 훈련을 하면 그렇게 빨리 성장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언니가 뛰니까 나도 뛰었다. 사실 내가 후배니까 앞장 서서 뛰고 싶었는데 몸이 따라주지를 않더라. 그럴 때마다 언니가 먼저 뛰었고, 내가 용기 내서 뛸 수 있었다. 그외 여러 여자 배우분들도 겁도 없이 정말 잘 하더라. 덕분에 더 자극을 받아서 열심히 하게 됐다.

-수진처럼 실제로 누군가를 질투한 적이 있었나.

▶많다. 열등감을 가졌던 적도 많다. 하지만 질투라는 게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감정에서 생기지 않나. 하지만 누군가가 부러웠지만 미워하는 감정까지는 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감정을 통해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나는 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도 있다고 생각해서 질투를 넘어선 감정을 최대한 느끼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배우 이유영/사진=영화사 올(주) © 뉴스1

-이유영이 가장 큰 욕망을 느끼는 존재는 무엇인가.

▶연기다. 연기가 내 삶을 좌지우지할 정도다.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날은 기분이 정말 좋은데, 반대로 못했다고 생각하는 날은 너무 우울하다. 그럴 정도로 연기에 대한 욕망이 크다.

-수진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고, 슬럼프를 크게 겪었다. 이유영으로서 수진을 바라본다면.

▶우선 수진의 마음이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나는 수진처럼, 그렇게 현명하지 못한 방법으로는 가지 않기 위해 혼자서 극복하려고 노력할 것 같다. 보통 나는 그런 트라우마가 생겨도 싹 지워버리려는 편이다. 만약 내게 슬럼프가 온다면 연기력에 대한 한계를 스스로 느끼는 순간일 텐데, 정말 괴로울 것 같다. 하지만 다음에 더 잘해야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스스로 위안하고 안정시키려고 노력할 것 같다.

-'디바'는 여성 주연 영화에 여성 감독, 여성 제작진과 스태프들이 참여해 의미가 높았다. 이유영에게는 어떤 의미의 영화가 될 것 같나.


▶한국에서 여성 영화에 대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고 그래야 이런 역할도, 폭 넓은 역할이 더 많이 생길 것 같다. 특히 여성들이 많은 현장이었기 때문에 한마음으로 더 똘똘 뭉쳐서 촬영했다. 다른 분들이 현장에 여자 배우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지 않았냐, 시기 질투가 있지 않았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는데 저희 현장은 정말 그런 게 없었고 한 마음으로 의기 투합됐고 정말 좋고, 힘이 나는 현장이었다. 그만큼 '디바'가 앞으로 여성 주연 영화, 좋은 여성 캐릭터, 좋은 여성 감독님과 제작진 분들에게 발판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

이유영/사진=영화사 올(주) © 뉴스1

-배우로서 자신의 매력과 대표작을 꼽자면.

▶연기를 시작하면서 내 눈동자를 좋아하기 시작했다.(웃음) 남들과는 다른 눈동자가 큰 매력이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데뷔작 '봄'이 나의 대표작 같다. 날 계속 연기하게 만들어준 작품이자, 기억에 남는 대표작이다. 그 영화를 계기로 많은 감독님들이 날 찾아주셨고, 상도 받을 수 있었다.

-연기만 생각하는 삶을 보내는 것 같은데, 연기 외 관심사가 있나.

▶사실 연기 외에는 따로 생각하는 일이 없다. 하하. 그래도 좋은 배우로서 살아가는 것과 연기를 배제하고 내 인생에서 이유영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건 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최근에는 운동도 하고,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때 가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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