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대의 정책 연구용역비를 빼돌린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공기업평가원 전직 간부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대학교수 등이 5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스1
수십억대의 정책 연구용역비를 빼돌린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공기업평가원 전직 간부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대학교수 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은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된 대학 교수와 전문직 종사자 등 9명에게 범행관여 경위나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1200만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법원은 "대학 교수로서 사회적 지위, 학식 등에 비추어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된다"며 "허위로 연구 용역 수행자에 포함되도록 하고 차명 금융 정보를 제공해 자금이 부당히 집행되도록 하는데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실제 수행하지도 않은 용역 대금이 자신의 명의 계좌에 입금됐다면 그 자금 집행 과정이 부당하게 이뤄졌으리라는 점을 의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 교수 등은 지방공기업평가원 전 간부로 일하는 지인이나 가족들이 연구원을 허위 등록해 인건비를 편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 과정을 용이하게 도와주며 자신의 명의와 계좌 등을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 9명에는 현직 대학교수와 회계사, 세무사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들은 본인 명의 계좌에 입금된 연구 용역 대금을 제공했을 뿐 별다른 이익을 챙기지는 않았다.


전직 간부들은 계좌와 현금카드를 양도받는 방식으로 연구비를 챙겼다. 이들은 정부기관이나 공기업이 발주한 정책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수년간 인건비 13억여원을 빼돌렸다. 이에 대해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9월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다.

법원은 "지방공기업평가원에서 오랫동안 누적된 잘못된 관행 내지 조직 운영 방식 역시 관련 피해 확대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