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던 한 걸음 벅차…교도소 대체복무 수행으로 보탬될 것"
'국내 첫 대체복무' 종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서면인터뷰
"36개월, 국제표준에 비하면 길어…앞으로 더 나아지길"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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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전례 없는 제도의 한 걸음, 한 걸음을 확인하고 있다."
15일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 63명이 병역제도의 틀 안에서 합법적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이는 헌법재판소가 2018년 병역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 제5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새롭게 도입된 군 복무 형태다.
논란 속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선 일찍이 통용되던 '양심적 병역거부자'라는 용어가 불필요한 논란과 국민적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변경되기도 했다.
대체복무요원들은 대체복무를 위해 지난 26일부터 대전교도소 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양성평등 및 성인지 감수성 향상교육 등 기본교육 17개 과목과 대체업무 실무교육,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등 직무교육 23개 과목을 이수했다. 3주간 매일같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교시에 걸쳐 이뤄진 수업의 결과다.
이에 <뉴스1>은 법무부를 통해 지난 13일자로 대전·목포교도소에서 대체복무에 나서는 대체복무요원 다섯 명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이들은 입교 전 용접부터 건물관리, 한의사, 어학원 강사 등 제각기 다른 상황에 있었지만 모두 종교적 신념에 의해 병역거부를 희망했다는 점이 같았다.
먼저 김주영 대체복무요원(28)은 "대체복무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알지 못해 처음에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됐지만, 대체복무를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쁘다"고 털어놨다. 이어 "교육 기간 동안 교정교화에 힘쓰며 기쁘게 일하시는 모든 공무원분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고, 저 역시 대체복무를 성실히 수행해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B 대체복무요원(32)도 "교도소가 교정교화를 하는 곳이라는 이념 그리고 가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단순한 실무를 알려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가치를 교육해주셔서 더 의미있는 대체복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욱 대체복무요원(30)은 "교도소에서 일하는 수많은 교정 공무원들의 노고와 직업의식을 알게 됐다. 수용자들을 돕고 교정·교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전례 없는 제도의 한 걸음, 한 걸음을 확인하는 느낌이라 벅찼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최윤민 대체복무요원(29)은 "저희 63명 모두가 대체복무 제도를 위해 노고를 기울여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적었다.
이들은 대체복무를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일축했다. 대만과 아르메니아 등 이미 대체복무제도를 시행 중인 다른 나라에서 악용된 사례가 거의 없고, 대체복무 기간이 육군 현역병의 두 배가량인 36개월에 해당하는 만큼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낮으며,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도 악용을 막기 위해 꼼꼼히 살펴보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들은 자신의 신념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지난 몇 년 간 재판을 받은 바 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이 걸렸다고. 재판에 나가야 하는 날이 길어지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 했던 이도 있다.
이에 대체복무요원들은 병역거부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양심을 면밀히 살펴볼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A 대체복무요원·29), "개인의 양심에 따라 대체복무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 양심에 따른 입장을 끝까지 지키고, 정직하게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병역을) 수행했으면 한다"(최윤민 요원)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만약 같은 선택을 할 기회가 온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했다. A 요원은 "오랜 시간 법적 투쟁을 하고, 긴 기간 대체복무를 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다시 이 길을 걷고 싶다"고 언급했다. B 요원 역시 "6년간 재판을 받았고, 신체검사를 받은 20세부터 13년을 기다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실히 복무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추후에는 국제표준에 맞춰 대체복무 기간이 짧아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대체복무요원들은 교정시설 내 공익에 필요한 업무 중 급식·물품·교정교화·보건위생·시설관리 등 분야에서 관련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무기 등을 사용하는 시설의 방호업무 및 강제력 행사가 수반되는 계호 업무 등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업무에서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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