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만15세 성적자기결정권 있다고 단정못해…신중히 판단해야"
2심 "성적자기결정권 행사할 수 있었다"…성범죄 군인 감형
대법 "연령대 이유로 판단은 잘못"…집행유예 원심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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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미성년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때는 단순히 연령대가 아니라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췄는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군인 이모씨(23)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환송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씨는 2017년 10월 당시 15세였던 피해자가 성관계 도중 그만할 것을 요구했는데도 계속해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아동복지법위반)로 기소됐다.
이씨는 또 2017년 10월 다른 피해자에게 신체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이름과 함께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해 노출사진을 더 받아낸 다음, 자신과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노출 사진을 매일 보내야 한다고 협박해 간음하려고 했으나 수사가 개시되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혐의(청소년성보호법위반) 등도 받았다.
1심은 보통군사법원은 이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고등군사법원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만 15세 피해자의 경우 미숙하나마 자발적인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연령대로 보이고, 군검사도 이씨가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자체에 대해서는 학대행위로 기소하지 않았다"면서 이씨의 행위가 성적 학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이씨가 사진을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할 당시 피해자를 간음할 막연한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간음행위를 위해 피해자를 만나기로 계획한 때까지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며 "협박을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거나 협박이 간음행위 수단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폭행 등 다른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사회는 아동·청소년에 대해 다양한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법원도 아동·청소년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아동·청소년이 특별히 보호되어야 할 대상임을 전제로 판단해왔다"며 "아동·청소년은 사회적·문화적 제약 등으로 아직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지적·심리적·관계적 자원의 부족으로 타인의 성적 침해 또는 착취행위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은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 등을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며 "피해자의 연령대 등을 이유로 피해자가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이씨의 협박에 못이겨 이씨에게 접촉하기에 이른 이상, 피해자가 성관계를 결심하기만 하면 이씨가 간음행위를 실행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이 들고 있는 시간적 간격이나 협박 당시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드러내지 않았다는 사정은 협박을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 및 위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 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가 "피해자를 협박해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가 있었고, 협박이 간음행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사건을 유죄취지로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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