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89)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부상자회 소속 회원들이 전씨 일행 차에 달걀을 던지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재판부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씨(89)가 사죄의 뜻을 밝히기는커녕 또다시 재판에서 조는 모습을 보이자 광주 시민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30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판사는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오후 3시 유죄가 선고되자 재판 내내 졸던 전씨는 나설 채비를 하더니 아내 이순자씨와 함께 법정을 빠져나갔다.

집행유예라는 결과를 받아든 광주 시민들은 법정동 앞에서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씨 측 경호원들은 투명 우산을 펼쳐 그를 보호하며 준비된 차로 이동했다.


전씨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분노한 시민의 외침이 이어졌고 전씨는 법원 후문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하지만 법원 정문 앞 법원사거리를 지난 후 전두환씨의 검은색 승용차는 시민들에게 가로막혔다.


이어 또 다른 시민들이 밀가루와 계란을 집어 던지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씨의 검은 승용차는 하얀 밀가루 범벅이 됐고 시민들은 전씨가 차에 탑승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계란과 밀가루 범벅이 된 차 주변으로 시민과 5·18단체 회원들, 경찰이 몰려들며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다.

오월어머니회와 오사모 회원들이 30일 광주지법 후문에서 전두환씨의 처벌을 촉구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10여분 동안 대치가 이어지자 경찰은 인력을 추가해 시민들을 차에서 떼어놓고 주행로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버티려는 시민들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전씨의 검은색 승용차가 떠나는 모습을 본 5월 단체 회원은 “너희가 광주 시민의 분노를 아느냐”며 눈물을 훔쳤고 또 다른 회원은 “왜 우리끼리 이러느냐”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씨는 이날 재판에 출석 및 귀가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왜 잘못을 인정하지 않습니까”, “왜 사죄하지 않습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