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9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국회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이 잇따라 발의되면서 재계의 반발이 커진다. 세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과잉규제 입법으로 기업의 경영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임이자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2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기업의 책임 강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서 ‘중대재해’ 관련 법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법안은 안전 및 보건 의무를 위반해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기업에게 10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또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안전 및 보건 의무를 위반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국민의 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도 박주민 의원과 강은미 의원이 각각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발의됐다. 해당 법안 역시 안전 및 보건 의무 위반으로 사망사고 발생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야가 잇따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발의하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커진다. 이미 지난해 사업장 내 사망사고 발생 시 사업주 처벌을 강화하는 산안법 전면 개정안이 시행된 가운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까지 도입될 경우 기업의 부담이 커질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2일 열린 ‘산재예방 선진화를 위한 입법과제 토론회’에서 “대부분의 산업재해는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음에도 사고의 모든 책임을 사업주와 원청에게 일방적으로 묻고 있어 현재도 기업들의 불안감이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형량도 기계적으로 상향했을 뿐만 아니라 하한선까지 설정해 이제 CEO들은 사고 발생 시 최고 3년 이상의 형량에 처해질 수 밖에 없다는 공포감에 처해 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 필요성 여부는 중장기적으로 평가를 거친 후에 논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은 중대재해, 경영책임자 등의 개념이 광범위하고 위험방지 의무 범위도 모호하다”며 “또한 경영책임자 및 법인 처벌규정은 이 법안의 핵심내용인데 대단히 무거운 형벌로 일관하고 있어 오히려 적용가능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따.

이어 “법관이 포괄적 의무위반를 근거로 이렇게 무거운 형벌을 경영책임자에게 가하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