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끝내자]①폭행 당해 방광 파열…"가장 노릇 못해"
한해 1만3799명 스스로 생 마감 …"유가족엔 평생 낙인"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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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모든 1등이 영예로운 건 아니다.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자살은 '막는 것' 밖에 대책이 없다. 2019년 극단 선택으로 1만3799명이 숨졌다. 하루 평균 37.7명이다. <뉴스1>은 자살시도자나 충동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남긴 흔적을 추적하고 유가족·상담사·복지사·학계 전문가 등을 취재해 관련 사례를 분석했다. 자살 예방을 위한 최선의 대책이 무엇인지 총 9회에 걸쳐 보도한다.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원태성 기자,박기범 기자 = "이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분."
지난달 9일 밤 11시 40분쯤, A씨(43)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런 글을 올렸다.
유명 가수가 리메이크한 노래 영상도 함께 공유했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 억지 노력으로…"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곡이다.
2018년 1월 16일 밤 12시쯤, 경기도 용인의 상가 안에서 30대 남성 B씨와 어깨를 부딪친 게 발단이었다. B씨는 10여분간 A씨를 폭행했고 도망치는 A씨를 쫓아가 급소를 공격했다. A씨는 방광이 파열돼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고 B씨는 기소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의 신체적 피해는 완치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는 성인용 기저귀에 의지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을 운영했던 그는 "노동 능력의 40%를 상실했다"며 "나는 가장 노릇을 할 수 없는데 가해자는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해 왔다.
우울함과 무력감에 휩싸인 그가 자살예방상담전화에 연락해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도 호소했다. 그러나 골든타임은 끝내 잡히지 않았다. 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쯤 용인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희망과 기대가 차오르는 새해 정초에도 사람들은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은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통계분석팀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자살자는 1만3799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37.7명이 극단선택으로 숨진 것이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 인원을 계산한 자살률은 Δ2017년 24.3명 Δ2018년 26.6명 Δ2019년 26.9명으로 3년째 늘어나고 있다. 2019년의 26.9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5개국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