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청문회 쏘아올린 국민의힘, '親기득권' 이미지 벗을까
당내 "친기업 이미지 깨는 첫발 뗐다" 평가 우세
"정치적 부담만 늘어…후속조치 없이는 정말 '선거용' 청문회 돼버릴 것" 우려도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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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9개 대기업 대표이사들이 총출동한 초유의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가 지난 22일 막을 내렸다. 국회 안팎에서는 '기업 때리기'라는 비판도 거셌지만 일단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유의미한 첫발을 내디뎠다며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한 분위기다.
23일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산재 청문회가 오랫동안 굳어져온 당의 '친기업' 이미지를 깨는데 기여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당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 앞에 정치적 득실을 따질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를 통해 현대 정치에서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인식돼온 노동 문제를 보수 정당이 직접 주도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민의힘이 직면한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이라는 과제와도 맞닿아있다. 지난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당 정강·정책은 전면 개편됐다. 여기에는 '일하는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라는 소주제 아래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을 해소하고 생명을 최우선 하는 사회 문화를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산재 청문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단계에서 당내 반발 목소리가 밖으로 새어나오는 사례가 적었던 것도 이 같은 점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모든 게 정치공학적인 측면에서 해석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산재 청문회의 의의가 퇴색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노동권에 그동안 우리 당이 크게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당내 이견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근본적으로 인권 존중이라는 대명제에 동의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는 나올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 역시 통화에서 "선거하고 연결짓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현실의 엄중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 사회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우리 당이 그동안 이 같은 상황에서도 기업 편만 든다는 왜곡된 이미지를 쌓아오지 않았나. 이번 기회로 그런 편견은 좀 깨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 자체의 소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는 현안마다 충돌하고 갈등을 빚어왔는데 모처럼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목소리를 낸 이슈가 산재라는 점이 의미있다는 평가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근본적으로는 국회를 떠난 국민들의 눈을 다시금 여의도로 돌렸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오히려 정치적 부담이 가중됐다며 조심스러워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이번 청문회는 준비 단계에서부터 '무분별한 기업 때리기'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특히 국민의힘을 향해 '진정성 없는 선거용 청문회'라는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아침부터 CEO들을 불러서 혼낸 것 외에 어떤 진전사항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지속적으로 국회가 산재 현장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욕을 먹은 보람이 생길 것이다. 다만 그 정치적 부담을 우리당이 온전히 짊어지게 됐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기업 때리기, 기업 벌주기라는 비판이 많이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바꿔 말하면 그동안 노동자가 죽어나가는데 국회가 기업을 야단치는 것이 왜 잘못인지 생각해볼 일"이라면서도 "일회성으로만 그쳐서는 정말 선거용 청문회가 돼버릴 수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세심하게 후속 대책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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