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범죄수사청 입법과 관련해 일각에서 속도조절설이 제기되자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 /사진=뉴스1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를 두고 여권 전반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면서 이른바 검찰개혁 시즌2의 시기와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부터 시행된 검경수사권 조정안의 연착륙을 위해 검찰개혁 속도조절을 주문했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속도조절론 반박… "올 상반기 내 처리할 것"

여당은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상반기 내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위한 수사청 입법을 오는 6월까지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속도조절론을 정면 반박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3법은 2월 말에서 3월 초에 발의가 될 것"이라며 "청와대와 당·정부는 검찰개혁 방향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당·청, 당·정 사이 이견이 있는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검찰개혁3법은 수사·기소권 완전분리를 목표로 법무부 산하 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에 남아 있는 6개 중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수사권을 이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은 전날(23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입법 공청회에서 "올해 상반기 내 통과되지 않으면 하반기부터 대선 국면으로 가고 정권이 바뀌면서 계속 현안으로 등장하기 쉽지 않다"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지금 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이라고 속도조절론을 반박했다.


수사청 설립 속도조절론 반박에 힘을 싣는 목소리는 여권 밖에서도 흘러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함으로써 검사실에 배치된 수사관을 빼게 되면 수사·기소 분리가 당장 어렵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이제 와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사청 입법은) 청와대 입장이 있더라도 법을 통해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회와 여당의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게 토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문 대통령의 속도조절 주문설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수사청, 검찰 팔다리 분지르는 것"… 속도조절설 반박엔 "문 대통령 레임덕?"

국민의힘은 여당의 검찰개혁 속도조절설 반박에 대해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이냐"며 비꼬았다. 사진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수사청 설립에 속도를 내자 국민의힘에선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조국·추미애·박범계를 앞세워 검찰의 팔다리를 분지르고 있다"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검찰의 수사권을 전면 박탈하겠다고 한다"고 수사청 입법을 반대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24일 논평을 통해 "(수사청 설립은) 그나마 검찰에 남겨둔 6대 범죄 수사권마저 모조리 박탈해 사실상 식물검찰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정권의 사법체계 장악과 권력형 비리 은폐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여권의 검찰개혁 속도조절설 반박엔 "쇼인지 임기 말 레임덕인지 모를 일"이라고 비꼬았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속도 조절을 당부했다는데 불명예 퇴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67년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며 신속한 추진을 강조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역시 '민주당의 민주적인 논의와 토의 과정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대통령의 말을 막아선다"며 "이 정부의 특기인 쇼인지 아니면 진정한 임기 말 레임덕의 방증인지 모를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