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1.3.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이준성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 도전을 위해 9일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취임 후 192일 만이다. 그는 임기 중 대선 주자 지지율이 정부·여당과 동조해 하락한 것에 대해 "작년 여름(8·29 전당대회)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권 행보에 당대표를 지낸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국가적 과제, 코로나19의 조기 극복과 민생 안정, 경제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앞에 두고 제가 그것을 외면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선 "저의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당연히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임기 중에 당대표로서) 미숙하다는 말은 안 들어서 다행"이라고 답했다.

대권 주자로서 장·단점을 묻자 "국가를 경영하기 위해 필요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 길을 걸어오며 비교적 좋은 성과를 냈다. 그런 경험이 주는 균형감과 안정감이 좋은 자산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점에 대해서는 "하도 많아서 일일이 헤아릴 수 없다"며 받아 넘겼다.


이 대표는 당권 도전 당시 당내 세력이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당대표를 기반으로 인적 기반 확대에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저 나름대로 대표 직무를 벗어나는 일은 극도로 자제했다"고 말했다 .

이 대표는 "그게 의원들에게 의아하게 비칠 정도였다. 왜 도와달라고 안 하느냐고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것은 대표로서 업무 범위를 넘어간다고 생각했다. 제 개인적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은 일부러 자제했다"고 강조했다.


대권 주자와 관련해 '호남 필패론' 또는 '영남 패권론'이 존재한다고 보는 것에 대해선 "과거보다 그런 생각이 많이 엷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1위로 치고 올라온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그분을 잘 모른다. 총장 임명장을 받고 바로 다음 날 총리실에 (윤 전 총장이) 인사하려 오셨다. 그게 그분을 접촉한 전부"라며 "그 정도의 접촉을 갖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오만한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국민의 마음은 늘 움직이는 것"이라며 "매일매일 등락에 대해 그때마다 논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신중함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임기 중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으로 제주 4·3 특별법 전부개정안 국회 처리를 꼽았다. 후회되는 순간을 묻자 "너무 많아서 떠오르지 않는다"며 피해갔다.

연초 주장한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선 "언젠가는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럼에도 국민의 마음을 더 세밀하게 헤아려야 한다는 아픈 공부가 됐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 대표가 제안한 신복지제도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제가 공존할 수 있을지를 묻자 "신복지제도는 우리가 알 만한 국제기구들이 모두 승인하고 채택한 제도"라며 "두 가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어떻게 보호해줄 것인지가 시대의 과제다. 그래서 신복지제도를 제창했다. 신복지와 혁신성장이 시대정신"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당 지도부에 점심을 주셨던 자리에서 신복지에 대해 '회복과 도약을 포용으로 실천하려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동의하나 종교계 내부 우려가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가 진척되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퇴임 직후 4·7 재보궐선거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서울·부산시장을 사수해야 하는 책임을 맡았다.

야권과 팽팽한 지지율을 유지하는 서울에 대해선 "이번 임기가 길지 않다. 대통령보다 조금 긴 정도다. 그 짧은 임기 동안 정부와 매번 싸우는 정권심판론자들에게 주민의 생활을 맡기는 것이 현명할지, 아니면 정부로부터 얻어낼 것을 얻으면서 주민 삶을 위해 노력하는 길을 선택할지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가덕도 신공항에 '졸속' 비판을 제기하는 것에는 "2030년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려면 번듯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특유의 신중한 화법으로 지나치게 '엄중'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에 대해선 "'엄중'을 이야기했던 시기는 제가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국난극복 외에는 관여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는데, 전당대회와 당내 현안을 물어보시더라. 그것에 대해 말을 아끼려고 노력한 것이며 그런 태도를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좀 거친 유머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이낙연 대표가 당대표로 주재하는 마지막 회의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2021.3.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 대표는 6개월이 조금 넘는 재임 기간 동안 총 422건의 법안을 포함한 480건의 안건 통과를 주도했다.

그는 앞서 페이스북 글을 통해 공수처법 개정안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3법,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지방자치법, 제주 4·3특별법, 5·18 관련법 의결 등을 성과로 꼽고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당대표로서의 복무는 참으로 영광스러웠다. 향후 제 인생에 크나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7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동시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이 '함께 잘사는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도록 하는 미래 비전을 준비하겠다"며 "그 두 가지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당원동지 여러분의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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