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3.1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청와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관련, 신속하게 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내놓는 등 사태 수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연일 강경 대응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사태 수습을 넘어 이해충돌방지법 등 근본 대책 마련에 힘써달라고 주문함에 따라 당·정도 이를 조속히 제도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전날(11일) 비서관급 이상 직원과 배우자 및 직계가족 368명에 대한 1차 토지거래 내역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로 의심될 만한 거래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는 문 대통령 부부 및 가족들도 포함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행정관 등 전 직원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3기 신도시 토지거래 여부를 신속히 전수조사하라고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자체조사에 착수해 6일 만에 관련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인접 지역 내 주택 구입 거래 2건'의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모두 사업지구 외의 정상거래로 현재 실제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며 재산등록이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는데, 투기 의심 정황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향후 행정관 이하 전 직원과 배우자 및 직계가족 3714명에 대한 토지거래 내역도 조사가 끝나는대로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다.


청와대 안팎에선 2차 조사 역시 의심되는 토지거래 사례가 없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미 지난 2019년 12월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다주택 문제로 청와대 내부가 시끄러웠던 점도 이번 토지거래 의심사례가 전무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당시 노 전 실장은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한 비서관 이상 고위직에 6개월 내 처분을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다주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일부 참모진들은 교체된 바 있다.


이는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해 제동을 걸었던 것은 정부의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이번에 청와대가 소속 직원들의 토지거래를 파악한 것도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LH 의혹을 솔선수범해서 털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의 부동산 거래내역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5일 청와대 전 직원과 가족들의 토지 거래 여부를 신속히 조사하라고 지시했었다. 2021.3.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현재 문 대통령은 자체 전수조사 지시 외에도 LH 사태와 관련 연일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이 엄중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이는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문 대통령은 "개발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LH 사태의 심각성을 직접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 대책으로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제도를 국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LH 문제는 대단히 감수성 있게 받아들여야 하며 국토부나 LH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며 "(이해충돌 방지가) 입법까지 이번에 나아갈 수 있다면 투기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 공직자 지위를 남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오히려 손해가 되게 한다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간담회 다음날인 11일 LH 사태 대응 차원에서 공직자 투기 및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일명 'LH 5법'을 3월 내 입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해당 법안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비롯해 Δ공직자 윤리법(재산등록 의무 대상 확대) Δ공공주택법(미공개정보 이용 종사자의 불법이익 환수) Δ토지주택공사법(업무상 비밀로 얻은 부당이익의 3~5배 벌금 규정) Δ부동산거래법(부동산감독원 설치) 등이다.

법안이 처리되면 앞으로 업무관련성이 없더라도 미공개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할 경우 종사자를 비롯한 제3자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또 토지개발 등의 관련 부서 직원들의 거래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부동산 재산 등록이 의무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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