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 교착 상태에 빠진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협상이 14일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3차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전날(13일)에도 양측이 비전발표회 일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인탓에 단일화 협상도 안갯속에 빠진 상황이다.
양당 캠프에 따르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3일 서로 소통을 지속하면서 단일화의 물꼬를 다시 트자는 데 뜻을 모았다. 두 후보는 실무협상팀의 협상을 재가동하기 위해 당일 오후 직접 만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당이 일정을 공지하는 과정에서 비전발표회를 둘러싼 이견이 노출되며 분위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국민의힘은 오 후보가 이날(14일) 오후 3시 비전발표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공지했는데, 국민의당은 이 일정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지됐다고 반발했다. 결국 비전발표회는 오 후보만 참석하는 '반쪽짜리' 발표회가 될 상황에 처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 협상이 아마 14일쯤 재개될 것 같다. 오전 중으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서도 합의되지 않은 일정이라는 이유로 불쾌함을 드러냈다. 양당 사무총장이 협상 재개를 놓고 소통해왔지만, 오 후보 측이 이미 결정된 사안인 것처럼 발표해 국민의당을 '패싱'했다는 것이다.
연이어 협상 접점을 찾지 못한 양당이 이날에도 실질적 협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오는 19일 단일후보를 발표하자던 약속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단일화를 위해 거쳐야 하는 여론조사와 토론회 일정조차 빠듯해지기 때문이다.
또 협상이 이날 재개된다 하더라도 갈등 요인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당 협상팀이 이견을 보이는 지점은 Δ일괄타결이냐(국민의당) 단계적 타결이냐(국민의힘) Δ후보들끼리 나눈 논의를 전적으로 따를 것이냐(국민의당) 참고하되 협상팀은 협상팀대로 논의할 것이냐(국민의힘) 등이다.
'일괄타결'을 요구하는 국민의당은 토론회와 단일화 여론조사 등을 한번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일화 시간표가 촉박하다는 게 이유인데, 안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서는 만큼 이를 확실히 할 수 있게 여론조사의 세부 내역을 미리 결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국민의힘에서는 '단계적 타결'을 굽히지 않는다. 여기엔 오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에 있으니 여론의 추이를 조금이라도 더 주시하다가 그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설계하려는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내주 초에 발표될 여론조사 결과가 '역전'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 합의가 진행되더라도 국민의당의 '일괄타결' 요구에 선뜻 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보와 협상팀 간 '일치도'에서도 양당은 차이를 보인다. 국민의당 협상팀은 안 후보와 입을 맞추는 데 반해, 국민의힘 협상팀은 오 후보가 '대승적 단일화'를 말한 것에 비하면 '후보는 후보, 협상팀은 협상팀'이라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3차 협상이 결렬된 이후 국민의당에서는 이와 관련된 불만이 제기됐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후보들끼리 합의한 내용을 국민의힘이 거부한다. 후보들이 한 얘기를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두 후보가 지난 8일과 11일 만나 '대승적인 단일화 합의'를 말했는데, 국민의힘 협상팀은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협상팀이 난항을 겪어서 후보가 수습하는 경우는 있어도 반대 경우는 말이 안 된다"며 "후보와 당 사이 불협화음 아니겠나"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국민의당 관계자도 통화에서 "후보들끼리 나눈 내용이 무시되면 후보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후보들이 합의한 것이 오히려 갈등요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후보는 후보대로, 협상은 협상대로라면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 같은 일종의 '투트랙' 노선이 손해볼 것 없는 방식이다. 후보는 후보대로 '대승적 단일화'를 강조하고, 협상팀은 협상팀대로 깐깐하게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는 국민의당의 대표이자 후보이고, 사실상 국민의당은 '안철수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은 당 규모가 크기 때문에, 후보가 할 것이 있고 팀이 할 것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도 "후보는 대승적 단일화를 이루자는 의지가 강한데, 협상팀을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협상에 도움이 안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