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제30차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3.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를 추진 중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8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두 후보가 추구한 '아름다운 단일화'에 적신호가 켜졌다.

두 사람은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강조했다. 이른바 '아름답고 원만한 단일화'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 단일화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로드맵이었다.


하지만 '막판 협상'에서까지 유·무선전화 비율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다 1차 단일화 기한을 놓쳤다. 급기야 후보 간 감정싸움까지 고조되면서, 뒤늦게 단일화를 이루더라도 시너지가 반감될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돌고 있다.

양측 실무협상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물리적으로 내일(19일)까지 여론조사를 할 수 없고, 유·무선 비율 등 아직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있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야권 단일화를 가로막은 암초는 '여론조사 유·무선 비율'이다. 안 후보가 이날 여론조사 방식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야권 단일화가 극적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모였지만, 유·무선 비율 협상이 공전하면서 결국 실무협상이 무산됐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지금 무선 100%를 할 것인지, 유선을 포함할 것인지 합의가 안 됐다. 오늘은 더 이상 논의를 안 하고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유·무선 문제 등 쟁점들에 대한 격차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왼쪽)과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을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1.3.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실무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수록 오 후보와 안 후보 간 감정싸움이 격화한 점도 '아름다운 단일화'를 불투명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후보는 지난 15일 "만일 안 후보로 단일화되고 거기에 당 외곽의 유력 대권주자가 결합하면 내년 대선은 야권 분열 상태로 치러지는 최악의 대선이 될 것"이라면서 안 후보를 '분열을 잉태할 후보'라고 비난했다.

안 후보도 "작년 문재인 정부의 서슬이 시퍼럴 때 어디 계셨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 분이 저보고 야권 분열의 중심이고 씨앗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맞받으면서 갈등의 골이 커졌다.


양측의 감정싸움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세하면서 극에 달했다. 안 후보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 후보 뒤에 상왕(上王)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15일) "(안 후보가) 당명도, 기호도 쓰지 말자는 무식한 소리를 한다", "토론도 안 하겠다는데 토론도 못 하는 사람이 어떻게 시장 노릇을 할 것인가"라고 맹공한 것을 두고는 "지금까지 예의를 갖췄는데, 그런 도를 넘는 말을 한 것은 이적행위"라며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안 후보와 김 위원장의 신경전은 계속 이어졌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안 후보의 아내인 김미경 교수를 겨냥해 '여상황제'라고 꼬집은 것을 놓고 안 후보가 "김 위원장의 사모가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 그분과 착각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그 사람, 내가 볼 땐 정신이 이상한 듯하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야권 단일화 실무협상은 각론에서 샅바싸움을 벌이다가 타이밍을 놓치고, 두 후보의 감정싸움은 연일 계속되는 '내우외환'이 연출된 셈이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단일화 협상을 놓고 지나친 신경전을 벌이면 정작 유권자에게는 불필요한 피로감을 줄 수 있고, 단일화 시너지도 낮아질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양석 사무총장도 취재진을 만나 "내일 각자 후보 등록을 하게 되면 두 후보가 굉장히 시달릴 것"이라며 "지지율 변화를 보면서 '실망했다'는 문자가 많이 온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단일화가 늦어질수록) 단일화 효과가 낮아진다, 갈수록 (지지율이) 얼마나 빠지겠나"라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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