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한국외교]② 한미 이견 드러낸 쿼드…'동맹' 약점될까
정의용 "쿼드 직접적인 논의 없었다"…블링컨 "韓과 긴밀 협력중"
韓, 쿼드 '소극적' 입장 견지…전문가 "美, 韓 의지 확인했을 것"
뉴스1 제공
1,226
공유하기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바이든 행정부의 초반 대(對) 중국 견제 전선 구축에 있어 핵심 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쿼드'(Quad.미국 일본 인도 호주 참여 협의체)를 두고 최근 한미 간 온도차가 감지됐다.
미국의 국무·국방장관의 방한 때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회담에서 한미는 '중국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측은 중국에 부담을 느끼는 한국 당국을 감안해 한미공동성명에서 '중국'이라는 단어를 제외했다.
신흥 패권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쿼드 동참은 결정하기 쉽지 않은 최대 난제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고려와 '중국 견제'를 최대 화두로 삼고 있는 미국과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전선인 '쿼드' 확대에 한국이 참여할 지 여부가 향후 '한미동맹'의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의용 "쿼드 직접적인 논의 없었다"…블링컨 "韓과 긴밀 협력중"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2+2)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쿼드에 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다만 우리의 신남방 전략,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어떻게 공조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여러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정부는 Δ포용성·개방성·투명성 Δ협력 원칙 Δ국익 Δ지역 글로벌 평화 번영 기여 등의 원칙에 부합한다면 "어떤 협의체에서도 협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는 직접적인 '쿼드' 용어 언급은 없었지만, 쿼드가 인도·태평양을 중심으로 하는 국가 협의체인 만큼, 결국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걸 시사하는 부분이다. 특히 미국 '협력'이라는 용어로 한국의 쿼드 참여를 우회적으로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정 장관의 발언이 끝난 뒤 "쿼드는 비공식적 동조국들의 모임이다. 여러 이슈 협력을 공조하려는 부분(에 목적이 있다)"며 "한국과도 긴밀하게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쿼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첫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기술분야 협력, 항행과 영공비행의 자유, 민주적 가치, 법치주의, 영토 보전 등을 논의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일련의 현안 중 일부를 두고 한국과도 협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韓 쿼드 '소극적' 입장 견지…전문가 "美, 韓 참여의지 확인했을 것"
이번 미국의 국무·국방장관의 방한에서도 정부는 쿼드와 관련해 기존의 '소극적' 입장을 견지했다는 평가다. 또한 미중패권 경쟁 속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는 이번에도 최대한 중국 사안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미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대신 "역내 안보환경에 대한 점증하는 도전"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훼손·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 등으로 어조가 낮춰진 부분은 우리의 입장이 많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는 블링컨·오스틴 장관의 지난 15~17일 방일 일정의 결과물인 미일 공동성명에서 '중국'을 직접 명시하며 공동 대응을 천명한 부분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일련의 상황은 곧 중국 사안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이 감지되는 부분. 미국이 향후 미일동맹과 한미동맹의 '수위'를 더욱 더 다르게 대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대중견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정책 키워드다. 미국이 민주주의와 자유 등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국을 규합하는 것도 이에 대한 일환이며 쿼드를 중심으로 대중견제 노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미 국무·국방장관 방한에서 한미는 쿼드라는 명칭으로 얘기는 안했겠지만 (쿼드와) 관련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을 것"이라며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했을 것이고 어떤 분야에 대해 한국의 참여할 수 있는 의지와 가지고 있는 수단이 있는지를 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오히려 쿼드 성격이 불분명한 이 때 우리가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너무 과도하고 민감하게 중국을 의식해서는 안된다"며 "쿼드가 반중전선이 되지 않도록 정의용 장관 말대로 포용적으로 만들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뉴스1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