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를 통과한 이해충돌방지법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장동규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직무와 관련해 사적 이해관계를 신고하고 회피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처리했다.

국회 정무위는 22일 오전 전체 회의에서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정무위는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정부안을 골자로 심상정, 박용진, 이정문, 유동수, 배진교 의원의 안 등을 병합 심사해 지난 14일 위원장 대안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직무관련성과 사적 이해관계 등 주요 법안의 개념이 모호한 만큼 심사과정에서 논란이 있었다. 현실에 적용하면 혼란을 부추길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고 기존에 다른 법령과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분노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정치권이 애먼 이해충돌방지법을 동원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전체 회의에서 "LH 사태가 일어난 직후라고 해서 공직의 투명성만을 강조하고 이를 극대화하느라 행정의 효율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공직의 윤리를 규율하는 법률과 시행령이 이미 5개나 있다. 여기에 더해 또 하나의 법률을 덜컥 제정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인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LH 사태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국회마저 서둘러 입법을 하고 그것으로 국민들로부터의 비난을 면했다고 안도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다수 공직자를 범죄 집단화했다는 일부의 표현이 있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공직자가 공적지위와 사적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을 때 이를 사전에 신고하고 기피·회피하는 것으로 (범죄자로 전제하는 게 아니라) 특정 상황에 해당했을 때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법안 개념의 모호성 등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지는 추가적 논의가 있을 줄 안다"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법으로 공직사회가 좀 더 투명하게 운영되면 우리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법안이 처음 발의되고 8년 만에, 국회 법안소위에서 논의가 중단된 지 6년 만에 상임위를 통과했다.


주요 내용은 ▲직무 관련자에 대한 사적 이해관계 신고와 회피, 이해관계자 기피 의무 부여 ▲고위공직자 임용 전 3년간 민간부분 업무활동 내역 제출 및 공개 ▲취득이익 몰수 및 추징 ▲공직자 직무 관련 외부활동 제한 ▲직무상 미공개정보로 재산상 이익 취득 금지 규정 등이다.

심사 과정에서 정부 원안이었던 '비밀정보'를 '직무상 미공개정보'로 개념을 확대했다. 퇴직하면 3년 동안 규정이 적용돼 업무상 취득한 미공개 정보를 활용할 수 없다.

사적 이해관계 신고 대상과 범위는 공직자 본인과 배우자를 포함해 민법상의 가족 개념으로 결론이 났다. 가족채용 제한 대상도 공공기관은 물론 산하기관과 산하기관이 투자한 자회사까지 확대했다. 수의계약 체결 제한도 해당한다.

부동산 관련 업무를 하는 공공기관 임직원이 관련 토지와 부동산을 보유하거나 샀을 때는 14일 이내에 신고하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갔다. 부동산을 신고해야 하는 대상은 공직자 본인과 '생계를 같이 하는' 직계존비속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이 최종 통과되면 법 적용을 직접 받는 사람은 187만명이다. 모든 공무원, 1227개 공직유관단체·340개 지정 공공기관 임직원 전체가 해당한다. 이들의 직계 가족까지 최소 500만명 이상이 직접 영향권에 놓인다.

이해충돌방지법은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체계 자구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의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