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아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독립유공자 후손인 김임용씨가 23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열린 상벌위에 출석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2021.4.2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국민통합과 화합을 강조해왔던 독립유공자 단체 광복회가 혼돈과 분열로 치닫고 있다.

지난 2019년 6월 김원웅 회장 취임 이후 켜켜이 쌓여왔던 광복회 내 '친김(친김원웅) 대 반김(반김원웅)' 세력 간 갈등이 독립유공자 후손 김임용씨(69)에 대한 징계 논의를 계기로 표면화되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임시정부 국무위원 등을 역임한 당헌 김붕준 선생(1888~1950)의 손자다.

김씨는 이달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현장에서 김 회장의 멱살을 잡고 시비를 벌이는 등 '광복회장과 광복회, 광복회원의 명예가 실추시키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광복회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에 따라 23일 오전 여의도 광복회관에선 김씨에 대한 상벌위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김씨는 그동안에도 "김 회장이 사익을 위해 광복회의 정치적 중립과 회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광복회 내 대표적인 반김 인사다.

김씨는 특히 조부모(김붕준·노영재 선생)이 만든 임시의정원 태극기를 광복회가 복제해 각종 행사 때 사용해 온 데 대해서도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했었다고 한다.


지난 11일 서울 백범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한 광복회원 김임용씨(오른쪽 선글라스)가 김원웅 광복회장(분홍색 한복)의 멱살을 잡자 관계자들이 말리고 있다. 2021.4.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나 이날 광복회 상벌위는 결과적으로 열리지 못했다. '상벌위 회의를 언론에 공개하자. 다른 회원들도 참관할 수 있게 하자'는 김씨 등 반김 측 요구를 광복회 관계자들이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복회에 따르면 상벌위는 의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관상 징계 논의를 할 땐 미리 해당 회원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소명 기회를 줘야 한다.

이에 김씨는 이날 상벌위에 출석해 자신의 입장 등을 설명하려 했으나, 반김 측에선 "상벌위가 김 회장 쪽 사람들러 채워져 있어 일방적으로 당할 수 있다"며 그 공개 진행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자 광복회 측에서 김씨를 제외한 다른 회원들을 막았고, 이에 양측 간엔 고성이 오가며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행 광복회 정관은 제9조에서 "본회(광복회)는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반대하는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광복회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역시 제14조1항에서 "각 단체는 특정 정당의 정강을 지지·반대하거나 특정 공직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3선 국회의원 출신의 김 회장은 자신의 회장 선거공약이었던 '친일 청산'을 이유로 특정 정당에 대한 비판 등 정치색 짙은 발언들을 해와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김원웅 광복회장. 2020.11.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광복회는 특히 지난해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이 이름을 딴 '최재형상'을 제정하면서는 최재형기념사업회 측과 전혀 상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올 1월 이 상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받았다.

당시 광복회 지회장 일부가 정관에 명시된 '정치적 중립' 준수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김 회장에게 보내자 집행부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지만, 광복회 내 갈등은 계속돼왔다.

이날도 김씨가 속한 '광복회 개혁모임' 등 반김 회원들은 광복회관 앞에서 김 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

광복회는 오는 28일 김씨에 대한 상벌위를 다시 소집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28일 상벌위 역시 그 공개 여부를 놓고 물리적 충돌 등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와 관련 정치권 등에선 광복회를 관리·감독하는 국가보훈처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남우 보훈처 차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당시 "광복회 문제이 심각성을 안다"면서도 "아직까진 법적 의무(정치적 중립) 위반으로는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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