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을 나서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도자로서 약했다"라며 비방한 가운데 청와대는 '무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난 성명에 대해 별도 입장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야 원래 하고 싶은 말 하는 사람 아니냐"라며 짧게 답했다. 전직 대통령의 개인적인 의견에 대해 직접 청와대가 나서 대응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의 김정은은 내가 가장 힘든 시기에 알게 됐는데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장기간 지속된 군사적 바가지 씌우기와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지도자로서 또 협상가로서 약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문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변죽만 올렸을 뿐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한 것에 따른 반격 차원으로 해석된다.


뉴욕포스트도 이날 성명이 최근 문 대통령이 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언급한 뒤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NYT 인터뷰에서 지난 2018년 6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 간의 싱가포르 합의를 유지해야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트럼프 정부 때의 성과를 인정하고 바이든 행정부에 싱가포르 합의를 기점으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자신을 한반도 평화협상의 주도적 협상가로서 부각해온 만큼 이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성명에서도 "한국을 향한 (북한의) 공격을 막은 건 언제나 나였지만 그들에게 불행하게도 나는 더 이상 그곳에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베트남 하노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세 차례에 걸쳐 만났지만, 비핵화에서는 실질적인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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