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주장 이후 정치권이 후폭풍을 겪고 있다. 국민 여론이 사면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사면을 주장하는 쪽은 정치적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은 사면 논의가 시기상조라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25일 "국민의힘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게 맞는지, 지금 국민 여론을 보면 사면 논의를 할 시기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사면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탄핵을 부정하지 않는다. 사법적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 통합, 두 전직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고려할 때 사면 논의가 시작돼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 같은 고민은 올해 제기된 두 차례의 사면 주장의 후폭풍이 컸기 때문이다. 사면 주장은 올해 초 당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달 들어서는 4·7 재보궐선거 승리로 기세가 오른 야당에서 사면론이 나왔다. 지난 20일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정부질문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하라고 홍남기 국무총리 권한대행에게 요구했다. 21일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건의했다.

사면 주장은 '국민 대통합'이라는 명분을 삼고 있지만, 여야에서 각각 나온 사면 주장은 모두 비판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차기 대권을 향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당내 중진은 물론 지지층에서 극심한 반발이 이어져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 출신으로 차기 대권구도에서 '대세론'까지 형성했떤 이 전 대표는 '사면'을 얘기한 연초를 기점으로 하락세가 급격해져 이제 한자릿수 지지율까지 기록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나온 사면 주장도 처지는 비슷하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서 의원 등의 사면 주장을 향해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김재섭 청년 비상대책위원)거나 "대선에 도움 될 일인가"(김무성 전 의원)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이 전 대표의 사면 주장에 환영의 목소리를 냈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내 주요인사들도 서 의원의 개인적 의견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최근 논란을 일으킨 사면론은 정당 지지율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며 기세를 올렸던 국민의힘은 한국갤럽 조사(20~22일)에서 전주보다 2%p 하락한 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민주당은 1%p 상승한 31%를 기록했다.

당장 눈에 띄는 여론조사 상 지지율 변화는 크지 않지만 지난 재보선 승리 요인으로 꼽히는 청년과 중도층이 '사면' 논란에 어떻게 반응할지 당내 우려가 큰 상황이다.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난 1월 5~7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사면해선 안 된다'는 의견은 54%를, '사면해야 한다'는 의견은 17%를 각각 기록했다.

지난 19~20일 알앤써치 조사(데일리안 의뢰)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0.2%, '찬성한다'는 44.8%를 기록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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